1.
나이 마흔을 넘고 결혼한 지 15년이 훌쩍 넘어서야 처음으로 내 손으로 밥 해서 부모님 대접할 생각이 났으니 나란 사람은 참...;;; 1년에 두어 번이긴 하지만 어쨌든 시집 식구들은 집들이다 명절이다 해서 종종 모이게 되고, 시부모님은 어쨌든 내가 만든 음식을 드시는데 말이지.

연휴 마지막날인 아빠 생신에 우리집에 오셔서 저녁 드시라 했더니 두말 없이 응하는 엄마를 보고, 그동안 말은 안 했어도 내심 기다리셨구만 싶어서 많이 찔렸음. ^^;;;



2.
그동안 제주도에 혼자 계시던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올라와 계신다. 엄마가 모시고 와서 며칠 계시다가 대전 삼촌네에 계셨는데, 갑갑해 하셔서 다시 엄마가 모시고 왔는데. 하루이틀은 괜찮았지만 날이 지날수록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 갈등이 이는 걸 보니, 역시 친부모자식 사이라도 함께 지내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청춘'인 게 사람 마음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변화를 인정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가장 괴로운 건 자기 자신일 텐데.

사람의 수명은 계속 늘어나서 나이 드신 분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이걸 단순히 각 가정에서 알아서 '모시며' 해결할 일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고.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무럭무럭.

diletant | 2008/02/12 01:10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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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윤 2008/02/12 23:57 x 덕분에 미역국, 전, 밥까지 나는 풍족한 식사 중- 특히 전, 아주 잘 먹고 있어 ^^ 그리고 엄마는 요즘 뭐든 드리는 게 절대 예의상 사양도 안 하시고 굉장히 기뻐하셔 ㅎㅎ 가끔 화장품이나 하다못해 사은품으로 받은 반찬통 같은 것도 갖다드리면 대놓고 즐거워하심. 최근에 민화 시작하신 후로 내내 컨디션 좋으셨는데, 아까 잠시 통화했더니 저기압이시더라. 모녀지간이라해도 떨어져 산지 40여년이 넘었으니, 서로에 대해서 그동안 얼마나 다르게 알고 지내셨겠어. 아무리 통화를 하고 자주 본들 말이지. 뭐, 양 할머니들에 대한 엄마 생각도 덕분에(?) 조금 변하신듯... 지켜보시는 엄마 아빠도 당신들 생각도 안 날 수 없으니 더욱 심란하시겠지...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