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만 10년 된 식기세척기.
(처음 4년 쓰고 그 다음 2년 동안은 고장난 줄 알고 안 쓰다가;;; 이사 와서 또 줄창 씀)
언제부터인가 문짝 근처의 그릇을 잘못 배치하면
옆으로 물이 똑똑 샌다.
그거 모르고 한동안 싱크대 불렸다. -_-;

소음도 커서 우리집처럼 부엌이랑 거실이 통짜로 붙어 있는 집에서는
세척기 돌리면 티비 소리 따라서 올라간다.
처음에는 하도 시끄러워서 다음에 사면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그 조용하고 잘 씻긴다고 소문난 밀레를 살 테다! 했으나
나 같은 새가슴이 밀레는 무슨 밀레.
값이 어디 한두 푼 차이 나야 말이지.
요즘 나오는 디오스도 좋다더라,
이제 어중간한 8인용은 안 나오니 12인용을 살 것인가 6인용을 살 것인가,
사면 또 10년은 쓸 텐데 앞으로 10년 동안 설거지가 늘어날까 줄어들까
고민 또 고민. (무한반복)

근데 고민을 좀 진지하게 해서 인터넷에서 새 제품 검색해 보는 날이면
이것이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거다.

만 7년 된 세탁기.
무세제 세탁기를 당당하게 사서 처음 몇 년은 잘 썼지만
일반세제 세탁기로 용도바꿈 당하신 지 이미 오래.
빨래 엉키는 게 싫어서 다음에는 드럼세탁기 사리 했지만
예전 통돌이보다는 지금 쓰는 게 조금은 덜 엉키니
다음에 사는 통돌이는 더 낫지 않을까,
드럼은 잘 안 헹궈진다는데, 습기찬 데 두면 고장난다는데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그저껜가부터 돌리면 세탁-헹굼 하고선 그 다음으로 못 넘어가고
급수가 안 된다는 둥 헛소리 하면서 떠드신다.
어쩔 수 없이 수동세탁기처럼 삑 소리날 때마다 가서 다시 눌러주고
일 마치면 에이에스 불러야겠다, 부품 없다고 하면 어쩌지 하고 고민.

근데 뭐야, 오늘 일 마치고 돌려보니 왜 또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거니.

자동행주삶개(이런 이름 아니지만 어쨌든... -_-;).
행주 따위 최대한 버텨서 안 삶는 게 최고다!를 외치며 살지만
그래도 가~~~끔은 삶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꼬라지가 된다.
그렇다고 속 편히 일회용 행주를 쓸 위인도 못 되니
그동안 냄비에 삶았다 양푼에 삶았다 들통을 샀다 어쨌다 하면서
결국은 '안 삶고 밥 해 먹어도 식중독 안 걸렸어'를 외치며 살았다.

우연히 들른 팔뭐시기 사이트에서 저거 예찬을 보고
이거야말로 나를 위한 물건이다 싶어서 잽싸게 구입.
써 보니 역시 만족스러웠다.

근데 얼마 전에 작동 중에 타는 냄새가 나네? -_-
일단 전기 뽑고 다음 날 다시 돌려 보니 애가 조금 띨해진 듯 아닌 듯
알아보기 힘든 증상을 보이더니
몇 번 다시 돌리는데 멀쩡한 것 같았다.
근데 오늘은 왜 또 수상한 냄새가 나지?

아... 니들 지금 시위하는 거냐.
고장날 거면 에이에스 부르기 좋게 팍 고장나든가,
아니면 막 굴려도 그냥 잘 돌아가란 말이다.
우리집에서는 가전제품 모시고 살아주기, 이런 거 없다고!!! -_-+++

+
이것 봐.
이 글 쓰고 혹시나 해서 행주삶개 돌려 보니까 또 말짱하잖아.
이제 멍뭉이에 이어서 살림살이들까지 나를 농락하는구나.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