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동안 일이 손에 제대로 안 잡혀서 뉴스만 보고 지냈다.

금요일 오전에 나갔다가 점심 먹고 돌아왔는데
일본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NHK를 틀어봤더니
긴급방송을 하면서 시시각각 들어오는 속보며 대피하라고 되풀이하는 아나운서의 말에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기사를 한 번 찾아볼 때마다 늘어나는 사망/실종자 수.
영화보다 더 영화처럼 덮치는 쓰나미 화면.
건물 붕괴에 화재며 원전 폭발까지...
사람이 자연 재해 앞에서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새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칠레며 뉴질랜드에서도 지진 때문에 막대한 피해가 있었지만
일본은 내가 몇 번이고 가 봤던 나라고 또 바로 옆 나라.
다른 나라보다 조금은 더 알고 또 관계 있는 나라라 그런지
마음에 와 닿는 타격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저 피해가 조금이라도 적기만을,
실종자가 한 명이라도 더 살아 있기만을 빌 수 밖에.
이 시점에서 과거의 악연이나 몰지각한 일부의 행태를 따지기에는 너무 급박한 상황이다.


2.
이번 일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만약 이런 지진이 일어난다면 하는 생각을 다들 해 봤겠지.
나 또한 그렇고.

일본은 워낙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여서
예보 시스템이나 대비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고 하고
(이번에는 워낙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지진이라 예보하자마자 쓰나미가 닥쳤지만)
건물도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어서 그나마 이 정도라는데
그럼 우리나라는?

......아무리 생각해도 섬뜩하기만 하다.
제발 우리나라 원전은 일본에 비하면 안전 이 따위 소리 좀 하지 말란 말이다.


3.
이 와중에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난 건 하느님을 멀리한 탓 운운하는 모 목사'님'.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썼다가 다 지웠다.
이런 사람이 종교인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게 화가 나고 어이없을 뿐이다.

diletant | 2011/03/14 08:46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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