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인간이 겉보기에는 야물딱지게 따박따박 잘 따질 것처럼 생겼는데 (아닌가??;;;)
실은 어리버리한데다가 소심해서 그런 쪽으로는 아주 맹탕 중의 맹탕이다.
그나마 요즘 들어 조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초고속인터넷이라는 게 처음 나와서 가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세어보니 무려 9년째!!!) ㅎㄴㄹ를 쓰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서 그렇게 정보를 듣는지 요리조리 싼 값으로도 잘 쓰더만
난 고작 3년 약정해서 할인받는 혜택밖에 지금까지 받은 게 없다.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해지하고 다른 데로 바꾸겠다 따지면
사은품도 주고 통신료도 내려준다고들 하는데,
내 소심한 상상 속에서는

나 : "너무 비싸서 해지할테요~ (우물쭈물)"

ㅎ : "알겠습니다, 고객님. 곧 처리해 드립죠. ^^+"

나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꽥~~~ T_T)

이러면 어쩌나 해서 한 번도 시도를 못 해 봤다는 슬픈 얘기.
실제로 해지 얘기 꺼냈다가 즉각 해지 처리해 줘서 낭패였다는 분도 봤고...;;;

오늘 오전 내내 이런저런 미뤄둔 집안일 처리하느라 전화통 붙잡고 있다가
문득 통신요금 생각이 나면서 한 번 해 봐? 싶어서 ㅎㄴㄹ로에 전화를 걸었다.
나 그동안 되게 오래 썼는데 주위 사람들 보니 훨씬 싸게 쓰더라 어쩌구 몇 마디 툴툴댔더니
헉......

그 자리에서 할인해 주겠단다. (약정할인보다 더 많이)
전화 기본료도 몇 달 면제해 주고.
"그래서 다른 업체로 바꾸시려고 하시는 건가요?" 물어보는데
느낌이 꼭 형식상 확인해 두는 것 같더라.

분명 혜택을 받긴 받았는데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영 껄적지근...
그동안 전화 한 번 안 하고 고분고분 쓰던 내가 꼭 바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같은 게 아니라 바보 맞나;;)


하나 더.

오늘 오전에 한 일이 뭐였냐 하면 몇 달 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던 카드 구조 조정.
말하자면 혜택 몇 가지에 눈 멀어서 신청했다가 별 필요가 없어진 카드는 없애고 바꿀 것 바꾸는 거였다.

주 카드는 비씨카드인데 사정상 ㅋㅌ카드와 ㅅㅅ카드도 함께 쓰고 있다.
ㅅㅅ카드는 초반에는 많이 썼으나 점점 혜택이 없어지고 요즘은 모 할인점에서밖에 거의 쓸 일이 없어서 생각 끝에 해지하려고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왜 해지하시냐길래 잘 안 쓰는데 연회비 7천원씩 나가는 게 아깝다 했더니......

곧장 포인트 3만점 넣어주더군.
당장 해지하지 말고 좀 더 써 보시라면서.
여기서도 역시나 바보된 기분. -_-;;;


불평 없이 오래도록 잘 써 주는 장기 사용자를 우대해 주기는 커녕, 신규 가입자 끌어모으기에만 눈이 어두워서 찬밥 취급을 하며 이런 행태를 보이다니 참 짜증나는 일이다.
잡은 고기한테 먹이를 안 주거든, 얌전히 굶어죽지 말고 물 밖으로 뛰어 오르라는 교훈일까?

조용히 살고 싶은 귀차니스트 or 소심쟁이에게는 참 힘겨운 세상이로세...

diletant | 2007/11/05 15:54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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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2007/11/06 01:50 x 얌전히 굶어죽지 말고 물 밖으로 뛰어 오르라 ...ㅎㅎ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요즘세상엔 그래야하나부다싶다~ 나두 이참에 인너넷바꿔봐~? ㅎ istary 2007/11/07 11:36 x 그런 거 참 마음에 안 들어요.항의를 해야 혜택을 주는 거.항의하는 거 귀찮아하는 저 같은 사람은 그저..-_- diletant 2007/11/07 23:13 x 의정/ 어쨌든 복잡한 세상이라니까. -_-a istary님/ 그쵸? 저도 아주 마음에 안 들어요. 또니네 2007/11/13 21:30 x 오늘 또니가 전화했어요. 아줌마가 너무너무 비싸고(이걸 계속 강조하던데요? ^^) 근사한 선물을 해주셨다고요. 엄마가 전화해서 고맙다고 하라고하길래 직접 전화하라고, 그 정도는 버신다고 했더니 히~웃고 끊던데, 전화했나 모르겠어요? 또니학교까지 보내주신 배려, 참 말할 수 없이 고마워요. 또니가 친구들한테 쟀을거에요. 고마워요. 가윤님 diletant 2007/11/13 22:30 x 또니네님/ 안 그래도 아까 낮에 통화했어요. ^^;; 비싼 선물도 아니고 차현이가 엿 보내고 싶다 해서 그거 하나랑 빼빼로 몇 개 보낸걸요 뭐. 언제나 느끼지만 작은 마음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기뻐할 줄 아는 또니의 마음씨가 참 착하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