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정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난다.

1년에 한 번쯤은 책장을 뒤집어 엎게 되고, 그때마다 버리고 또 버리건만 왜 이리 책은 다시 쌓이며, 버리지 못하고 쟁여둔 옛 물건은 많은지.
보통 책이라면 당장 읽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보겠지 싶어서 두는 거고, 교대원 관련 책은 혹시나 싶어서 뒀다 치더라도 (이젠 그 혹시나도 완전히 없어졌지만),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두 번 다시 볼 일 없을 대학 때 전공 노트까지 못 버리고 있는 걸까.

이번만큼은 꼭 다 치우자 마음먹고 하나하나 내다 놓으며 생각하는데, 정말이지 이렇게 질기고 어리석은 미련이 어디 있을까 싶다.










분위기 바꿔서 붙이는 덧말>

큰 돈 들인 것 중에서 이번에 버리면서도 전혀! 전혀!! 전혀!!! 안 아까운(은 거짓말이고 사실 아깝다...;) <#대 인명록>. -_-;;;

몇년 전에 엄청 불쌍한 목소리로 전화한 모교 후배를 차마 뿌리치지 못해서 얼떨결에 저 애물단지(무려 삐만 원이나 하는!!!)를 받게 됐는데,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아니, 너무 무거워 흉기로도 쓰지 못할 거대한 물건을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똑같은 내용이 담긴 CD도 함께 왔는데, 이 무시무시한 책은 종이 아깝게 왜 만들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긴 분명 거실 유리책장 속에 고상하게 꽂아놓을 사람들이 있을 것 같긴 하다.

게다가 개교 이래 모든 졸업생 명단을 내가 알아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을. 받자마자 아는 친구들과 선후배 약간 명을 한 번 찾아본 것 말고는, 모교 후배인 것 같다는 심증을 가지고 찾아본(과는 스토킹 끝에 추리력을 발휘해서;) 모 작가를 확인했을 때가 유일하게 저 책을 써먹은 때다. ^^;

다음부터는 차라리 그냥 기부금을 내라고 해. 아까운 나무 죽이지 말고!!!

diletant | 2006/12/11 23:02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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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키 2006/12/13 14:40 x 저는..인명록 사라고 전화안왔답니다. 친구는 받았다고 해요. 물론 거절했다고;;;; 책 정리할때마다 버려야할게 매번 나오지만 ..또 매번 못 버리는 게.. diletant 2006/12/13 15:40 x 스니키님/ 전 이번에 기필코!!!! 많.이. 버릴 거예요.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