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났지만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면서 더더욱 확실해지는 생각 한 가지는
"다른 나라 말을 잘 하려면 우선 우리나라 말을 잘 해야한다!!!"는 것.

태어나서부터 몇십 년 동안 써 온 우리말이지만,
의외로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다른 나라 말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일본어로 된 글을 우리말로 옮기며 적당한 낱말을 고르면서
사전을 뒤적거리다 보면 (찾아보면 틀리게 알고 있는 게 부지기수라서 꼭 확인해야 한다)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떨구다' 는 말을 참 좋아한다.
눈을 떨구다, 키스를 떨구다 같은 표현을 자주 썼는데 말이다.
...찾아보니 '떨어뜨리다' 의 잘못이란다.

겸연쩍다, 부끄럽다는 뜻인 '열적다' 란 말도
옛날옛적 추억과 더불어 그 느낌을 좋아하는 낱말 중 하나다.
...찾아보니 '열없다'(;;)의 잘못이란다.

예전에 여기에다가도 썼던 '끄적거리다'는 말할 것도 없고.
... '끼적거리다'의 잘못된 말이다.


이럴 때면 정말로 고민스럽다.
알면서 모르는 척 틀린 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내가 그 낱말에 대해 가졌던 그 느낌을 다 잃기도 아깝고.
아주 가끔씩은 모른 척 하고 틀린 말을 써 버리기도 하지만 (정식으로 책 내는 것 아니니까)
그래도 이 고민은 끝나지 않고 계속 되지 않을까.


덧글>
'열적다'에 썼던 저 옛날 추억이 뭔고 하면...

국민학교 6학년 때 처음 봤던 <캔디 캔디>에서
내가 좋아하던 어떤 인물이 '열적다'는 말을 썼더랬다.
아마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가 아니면 그 옛날 일신사 판을 보지 못하셨을 테니
기억하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테지만.

(아~ 그 인물은 나풀나풀 옷을 좋아하는 멋쟁이 총각 얘기였습니다. ^^)

diletant | 2005/01/15 01:18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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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na 2005/01/15 21:39 x 맞아요, 정말..다음 강좌는 혹시 '번역'으로 했나요~? ^^ 나도 꼭 거기 가서 공부하고 싶은데...너무 멀어요...회사에 슬쩍 얘기해봤더니, 잘 할텐데 뭘 또 하세요?라는 대답. 그래도 일단 신청은 했어요. 젤 많은 인원 뽑는데다가요. diletant 2005/01/16 08:07 x dsna님/ 오랫만에 뵈어요~ >_< 회사 생활은 좀 익숙해지셨나요? 일이야 워낙에 꼼꼼하게 잘 하시겠지만, 멀어서 오가는 데 힘들지 않으신지 모르겠어요. '대화기술' 신청했어요. 낮반으로요. 같은 반이었던 사람들은 반 이상이 '번역'으로 갔지만, 저는 말하기가 가장 급선무라서 말이죠. ^^ dsna 2005/01/16 22:48 x 잘했네요~ 익숙해지긴요..ㅠ.ㅠ 숫자랑 하나도 안친한 사람이 경리(?)하려니...얼른 잘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만들어놓고 다른 일해야지요~ 기획, 일본과의 무역 이딴거를 하기를 바라네요. 회사에선...능력이 될런지...걱정이예요. 월급도 쪼끔주면서...(사람이 참 간사해요~ 취직만 되라했으면서~ ^^) 지영 2005/02/19 12:37 x 그 총각은 아치가 아닌가? 30초쯤 기억을 더듬었는데 테리우스,스테아,아치,안소니 순으로 생각이 나네.. diletant 2005/02/20 16:37 x 지영/ 맞아~ 난 이상하게도 어렸을 적부터 남들이 다들 좋아하는 안소니나 테리우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아치를 제일 좋아했거든.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