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작심삼일...도 아닌 작심하루로 일관해 온 인생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경험했던 걸로 보자면
계획은 세우는 게 안 세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일단 세워놓으면, 그리고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그 중에서 몇 개나마 조금씩은 이뤄가게 되니까 말이다.

2005년 새해에는...

딸내미와 잘 지냈으면 좋겠고,
벌써부터 집에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놈하고
더 늦기 전에 많은 시간을 부대끼며 놀고 싶다.
아주아주 유치하게. ^^

둘이서(아마도) 일본에 한 번 더 다녀올 생각.
이제까지 딸내미하고 두 번 했던 일본 여행하고는
계절도 좀 바꿔보고, 물 건너는 방법도 좀 바꿔서.

책장에 꽂힌 지 몇 년이 다 되도록 빳빳한 불쌍한 새 책들을
헌 책으로 만들어 주고 싶고.
머리 속에서 비상등이 앵앵댈 정도로 지독히 한쪽으로 치우쳤던
내 기울어진 책읽기를 조금은 바로잡고 싶고.
(...@@@ 책만 읽으면 바보된다, 진짜로. -_-;;; <= 표본)

눈으로는 아쉬우나마 읽게 된 일본어.
입으로도 어느 정도 잘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귀로도 잘 들어야겠지.
언어교육원 리포트도 써서 수료하고 싶고.

옥탑방도 곰팡이 슬지 않게
꾸준히 뭔가(!) 올리고 싶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몇 권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고.

집에 사 놓은 원서.
지금까지 3분의 1 정도 읽었는데
올해랑 내년까지 해서 다 해치우려고 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방에도 꾸준히 다녀서
서랍장이랑 필요한 것들 계속 만들 예정.
배운 것 잊어먹지 않도록
몰아서 가지 말고 규칙적으로 갈 것.

새해에는 몇 년만에 다시 기타를 잡게 될까?
이건 잘 모르겠다.
이렇게 오랫동안 기타 케이스도 열어보고 싶지 않게 되다니.
올해가 30주년인데 뭔가 일이 있으려나.
계기가 생길 때까지는 지금 상태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방치하지 않을 생각.
몸도 건강한 상태도 되돌릴 거고,
마음도 건강하게 될 때까지 애쓸 것.
감정을 억누르는 게 결코 어른이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화날 땐 화내고 울고 싶을 땐 우는 건 약이 된다.
괜히 뜨거운 커피로 마음을 억지로 가라앉히지 말고.
혼자가 아니라 옆에서 지켜봐 줄 버팀목을 발견한 건 행운이다.



2005년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diletant | 2005/01/01 01:15 | 혼자 끄적대기 - 끄적 | 트랙백 |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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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댕이 2005/01/01 02:26 x '혼자가 아니라 옆에서 지켜봐 줄 버팀목을 발견'<-이 대목이 제일 부럽습니다.ㅡ.ㅜ 전 새해 계획도 아직 못 세웠어요. 아니, 제대로 지켜본 역사가 없어서 만들기가 민망하달까; 음, 윤님 글 보고 저도 하나 만들까요. 저런 '버팀목' 찾아내기.^^; 언제나 평안하시고 따뜻함이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iletant 2005/01/01 22:56 x 달댕이님/ 저런...;;; 오해하시기 딱 좋게 제가 썼나 봅니다. ^^a 저 '버팀목'은 제 반려를 말하는 게 아니었거든요. 물론 살면서 여러가지로 어려울 때 반려자가 있는 것이 힘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저 위에 쓴 뜻으로는 아니었어요. 지난해 봄부터 제가 하고 있는 게 있는데, 거기서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실 분을 만났지요. 달댕이님도 그런 분(반려든 친구든 스승이든 길잡이든간에)을 꼭 만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스니키 2005/01/02 20:19 x 에콩.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계획들이 다 멋지십니다.. 꼭 원하시는 바 이루세요~ 저도 연초에 마음먹은대로 2005년 이어나갈수 있길 바래봅니다... diletant 2005/01/02 20:31 x 스니키님/ 스니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알찬 2005년 만들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 istary 2005/01/07 12:54 x 멋지게 사시는군요!! 한섭 2005/01/11 00:52 x 맨아래부분 몸과 마음의 건강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찾은것 같구나...감정을 억누르면 병이 되거든... 화이팅!~ 몸 튼튼 마음 튼튼 정신 튼튼 diletant 2005/01/11 08:19 x 한섭오빠/ 네, 아주 중요한 걸 오래도록 잊고 있었죠.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