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여러 모로 '기록'이 남는 해다.
7월에는 이 홈페이지가 만 10년을 채웠고, 이번에 또 다른 10년 기록을 남긴다.
화요일에 어린이도서연구회에 갔다가 10년 활동 회원에게 주는 감사장과 책도장을 받았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
1999년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어린이독서지도사 과정을 듣다가
어린이 책의 재미에 새삼 푹 빠져서(그때 강사진이 어도연 회원들이었다)
하반기에 있는 어도연 신입회원 교육을 받았다.
독서지도사 과정이 여섯 달, 신입회원 교육이 거의 여섯 달이었지 아마.
그때는 어도연 사무실이 혜화동에 있을 때라 일주일에 두 번씩 헉헉 거리며 갔던 기억이 난다.
2000년 3월부터 정식으로 회원 활동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1년 쉬어서 올해가 10주년이다.
딸내미가 여섯 살 꼬마였을 때 어도연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벌써 고등학생이라니!!!
거짓말 보태도 모범회원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늘 뒷전에 숨어서 슬렁슬렁 다니는 회원이지만
온 힘을 다해 활동하지는 않았기에 오히려 오래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가늘고 길게' 버티련다. 흐흐흐...
하나 더.
오늘로 성당 공부방 봉사활동을 마쳤다.
작년 여름 얼떨결에 시작한 봉사활동 때문에 그동안 속 끓이기도 많이 끓였더랬다.
나를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난 역시 교사가 되지 않기를 잘했다는 것도 실감했고.
물론 기쁠 때도 종종 있었으니 이제까지 왔겠지.
사실 말 잘 듣고 얌전한 아이를 사랑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를 앞에 하면 뭘 어찌 해야할지 몰라서 높은 벽처럼만 느껴졌달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게 아이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마음이 무거워졌다.
여섯 달 됐을 때 계속 할까 말까 고민했고 일 년 됐을 때 고민했는데
그때마다 그만두지 못할 사정이 생겨서 여기까지 왔다.
2월에 아이들이 졸업하는 것까지 볼까 하다가 그것도 쓸데없는 집착이지 싶어
올해를 마치며 공부방 활동도 접기로 마음 먹었다.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는 게 제대로 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다시 없을 경험.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
얘들아, 잊지 않고 화살기도 날릴게~! >_<
......그리고 싸우지 좀 마라, 이눔들아.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