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1. 까페 별명
2. 메일 주소
3. 사진 설명

4. 자기소개
언제인지 모를 다음 여행을 꿈꾸며 힘을 얻는 40대 아줌마.

5. 여행 동기
아주 오래 전에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곡목으로만 알았던 그라나다, 코르도바, 세비야...
언젠가는 꼭 한 번 내 눈으로 어떤 곳인지 보고 듣고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마흔이 되면 ‘홀로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재작년에 아이와 함께 유럽에 다녀온 직후에
그때까지 생각하고 있던 일본 일주가 아니라 또다른 유럽,
기왕이면 오래 전부터 마음 속으로만 그려봤던 스페인에 가자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스페인 중에서도 내가 갈 곳은 물론 안달루시아.

만으로 마흔이 되는 1월의 생일날을 스페인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한 달 늦춘 2월에 떠나게 되었다.

6. 여행 기간
2008/02/18~02/27 (9박 10일)

7. 여행 도시
말라가, 그라나다, 코르도바, 세비야, 론다.

8. 나의 경비
항공권(에어프랑스) 1,003,900원 (tax 223,900원 포함)
여행자보험 및 여행용품 19만원
현지에서 쓴 비용 550유로(플라멩코 공연 두 번 포함) 등을 합해서
200만 원 약간 못 들었음.
여기에 한국에 떨궈놓고 간 식구들 입을 막기 위한 선물비 약간(?!). ^^

9. 나만의 안전여행법
여권과 카드, 큰 돈은 목걸이지갑이나 숙소 금고에 보관하고
그날 쓸 돈은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 크로스백 맨 안쪽 주머니에 넣은 후
동전지갑만 꺼내기 편한 곳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여행을 망치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언제나 조심.

그런데 사실은 떠나기 전에 들었던 스페인에 대한 그 많고도 많은 소문이 무색하게도
이번 여행 동안은 위험해 보인다거나 수상한 느낌이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알바이신에 올라갔을 때도 지레 겁 먹고 안 왔으면 얼마나 아까웠을까 가슴을 쓸어내렸고.

너무 외진 곳이나 인적 드문 시간대처럼
언제 어디서나 조심해야 하는 사항만 잘 지키면 되지 않을까 싶다.

10. 아름다운 기차나 자동차 구간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에서 코르도바로 가는 내내 얼마나 두근거리던지.
도중에 바에다라는 곳에서 한 번 정차했는데,
작지만 무작정 내리고 싶을 만큼 예쁜 곳이었다.
세비야에서 론다로 넘어가는 산길도 무척이나 멋졌고.

11. Best 여행도시 3 & Worst 여행도시 3
다 합해도 다섯 군데밖에 안 간데다가
이번에 다닌 곳은 모두 마음에 들어서 Best나 Worst를 따로 뽑기가 힘들다.

그래도 굳이 좋았던 곳을 하나만 고르자면 코르도바의 고즈넉한 분위기랄까,
너무 초라하지도 않고 너무 붐비지도 않는 그 편안함이 좋았고,
반면에 말라가는 다른 곳과 달리 ‘대도시’라는 느낌이 강해서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졌다.

12. 여행 이후 나의 변화
이번에야말로 영어 공부 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못해도 여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내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니까.
머리를 쥐어짜지 않고 그냥 곧바로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문장은 한 열 개나 되려나?
(안 되는 거 같다...;;;)

하지만 영어를 할 줄 알면 지금보다는 더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을 거다.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숙소에 묵고 식당 가서 밥 먹고 물건 사고...
여행에서 필요한 이런 기본적인 것은 영어 못 해도 할 수 있지만,
오고 가며 만난(특히 숙소에서) 사람들과 인사 몇 마디로 끝낼 수 밖에 없었던 건 두고두고 아쉽다.

사족
‘어디어디는 몇 시간이면 다 봐요’
‘거기 정말 볼 거 없어요’
유랑에서 가끔씩 이런 글을 볼 때면 난 언제나 ‘정말?’ ‘진짜 그렇게 생각해?’ 되묻고 싶어진다.

아무리 조그맣고 소박한 동네라고 해도 두어 시간에 ‘다 볼’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둘러)볼’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게 그곳의 전부일까.
만약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 가서 몇 시간 휘릭 돌아보고
나 거기 다 봤다고 얘기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 사람은 무엇을 보고 거기를 안다고 얘기하는 걸까.

......그냥 이런 생각이 요즘따라 많이 든다. 나이 들어가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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