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로 가는 '순례자의 길'.
언젠가 꼭 가겠다.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라던가.
걷는 것 싫어하고,
조금이라도 비탈진 곳 오르내리는 건 더 싫어하고,
일부러 고생스럽게 다니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서
도보 여행 따위는 꿈도 꿔 본 적 없는 내가,
게다가 기독교 신자도 아닌 내가 산티아고를 마음 속에 집어넣게 된 것도 그런 인연일까.

스페인에서 돌아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아는 분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던 중에 한 분의 남편께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겠다고 한참 열중해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다음날에는 날마다 들르는 어느 사이트에서 한 분이 4월에 산티아고에 가신다고 남긴 글을 읽었고.

여행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여행 사이트를 떠돌아 다니다가 쁘리띠님 사이트에서 우연히 읽게 된 여행기가 바로 순례자의 길을 걷는 이야기였다. 그것도 갓 올라온 여행기도 아니고 지난해 가을에 올라와서 반 년 가까이 대문에 걸려있었던 글을 그제서야 보게 되다니!

처음 두 편을 다 읽기도 전에 '그래, 나도 가 보고 싶다. 언젠가 꼭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그 '언젠가'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5년은 기다려야겠지.
당장은 갈 수 없으니 준비할 시간은 많구나.

diletant | 2008/03/21 02:50 | 여행 이야기 - 잡동사니 | 트랙백 | 댓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diletant.net/tt/rserver.php?mode=tb&sl=646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