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한 달 전쯤에 가져다 준 초대권을 어제 꺼내봤더니
일주일 밖에 안 남았더군요.

실은 오늘도 너무 추워서 저랑 남편은 안 가려고 했는데
인형전시회 끝나기 전에 봐야 한다며 법석을 떠는
딸내미 때문에 세 식구가 나서서 전시회를 보고 왔습니다.

어렸을 적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을 찾으며
나도 모르게 살며시 웃음짓게 되는,
그런 정겨운 전시회더군요.

도시락이 겹겹이 얹어져 있는 조개탄 난로, 금 그어진 책상,
남학생들의 시커먼 교복, 부서진 의자 고쳐주는 아저씨,
깨진 병조각이 꽂힌 담장, 눈깔사탕 파는 구멍가게,
엿장사 아저씨의 손수레, 중국집 들어가는 문에 걸려있는 구슬 발,
아직도 우리 엄마 쓰시는 거랑 똑같이 생긴 손틀,
빨간 내복, 고드름, 두레박 달린 우물, 푸세식 변소...

엄마 아빠가 "맞어~ 정말 저랬어~~~"를 연발하는 것들이
여덟 살짜리 딸내미에게는 그저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거려니 하는 만큼
세월은 흐른 거겠지요.

가격에 비해 너무 얄팍한 팜플렛이었지만
차현이에게 기념으로 간직하는 기분을 맛보게 해 주고 싶어서 샀는데
안에 들어갔더니 인형을 만드신 이승은님, 허현선님이 사인을 해 주고
계셔서 반가운 마음으로 사인도 받았구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갔더랬는데
아이가 포켓몬스터보다 더 재미있다고 해 줘서
다음엔 뭘 보러갈까 생각 중입니다. ^^


하이텔 주부동 문화방>

2007/01/30

diletant | 2001/01/15 00:48 | 노는 이야기 - 전시 | 트랙백 | 댓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diletant.net/tt/rserver.php?mode=tb&sl=512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