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은 아니고 잡담.
뭐, 책 읽고난 느낌이니까 '독후감'은 '독후감'인가?

지난 주말부터 방금 전까지 몰아치기로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을 읽었다. <백야행>이 세 권이긴 하지만 다 합해도 육백 쪽 남짓. 미미 여사의 천육백 쪽짜리 <모방범> 세 권에는 한참 못 미치니 '몰아쳐서' 읽었다기엔 좀 그런가.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니 분명 재미가 없진 않았는데, 다 읽고나자 이 작가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 버렸다. 몇 달 전에 읽은, 추리소설 아닌 작품 <도키오>가 훨씬 낫다. 처음 읽은 <방황하는 칼날>까지 해서 세 작품만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논하긴 너무 성급하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너무 건조하다. 마음을 울리는 요소가 없다. 내 취향 아님.

<백야행>
주인공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이 되는 과정을 연극 1막, 2막 식으로 보여주는 구성은 무척 흥미로웠고, 이십 년에 가까운 세월을 다루니만큼 인물의 심리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무슨 사건 일지 같은 느낌. 끈질기게 추적하는 형사 아저씨가 가장 인간적이다.

<용의자 X의 헌신>
이건 뭐......;;;


허탈한 마음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에서도 영화화된 <백야행> 얘기가 많다. 기사 몇 개를 읽다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국에선 남자팬이 유독 많고, 작가의 '아저씨 감성' 때문이란 대목을 봤는데, 그래서 그런가? 감정이입이 안 돼, 감정이입이. -_-a


덧글 2010/09/25>
그동안 까먹고 있다가 어디서 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추가.
아, 갑자기 다시 열 오르네.

난 원래 책을 읽을 때 저자 후기나 역자 후기가 있으면 그것부터 볼 때가 많다.
왜냐고? 재밌으니까...;;;

근데 <용의자 X의 헌신> 볼 때도 역자 후기 먼저 폈다가 아주 크게 당했다.
번역하신 분이 아주 당당하게 후기에 내용을 다 써 놓은 게 아닌가
이게 무슨 담담한 소설도 아니고 명색이 추리소설인데~!!!!! OTL

적어도 중요한 소설 내용을 적으려면 언급 정도는 해 줘야지 않나? 아마추어 같이 왜 이래.
번역자와 출판사가 다 나빠. -_-;;;

diletant | 2010/07/15 00:09 | 책 이야기 - 독후감?! | 트랙백 |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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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토끼 2010/07/15 01:02 x 백야행은 전 안읽고 안봤는데... 아저씨감성...이란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저씨, 내지는 과장님이란 별명과 혹은 '남자야 여자야?'라는 외모와 성격을 가진 지인들은 꽤 좋아했고 영화도 잘 나왔다고 하더라구요..ㅇㅅㅇ;;; istary 2010/07/15 16:41 x 용의자 X의 헌신,이건 그냥...그렇게까지 재미있는 줄은 모르겠고, 백야행은 읽을 때는 정말 단숨에 읽었어요.그러나 읽을 때는 흥미진진한데 다시 보지 않게 되는게 이 작가 책의 특징인 듯;; diletant 2010/07/16 00:24 x 약토끼님/ 진짜 그런가요. 신기하네요~ istary님/ 읽고 나서 여운이 너무 없어서 헉~스러웠다니까요.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