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곰돌이
남미영 글, 오명훈 그림/웅진출판


처음엔 차현이에게 육아잡지 <앙팡>의 부록으로 나온
1권 "가위 바위 보"를 읽어주었는데 무척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그 뒤로 몇 권을 사 주었고 도서관 갈 때마다 꼭꼭 빌려보았답니다.

<곰돌이> 시리즈의 내용은 다른 생활 동화와 마찬가지로
일상 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어떤 것이 바른 생활인가를 직선적이지 않게 알려줍니다.

이 책은 우선 그림이 원색에서 약간 비껴난 중간 색상 위주고
부드러운 선으로 되어 있어서 보기에 거부감이 없고요.
둥글둥글 귀엽게 생긴 동물 주인공들이 등장하는게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또한 " **가 뭐야? **가 말했습니다" 투를 벗어나서
대부분 대화로만 구성된 글은 아이에게 읽어주기가 한결 편하더군요.
그림에도 쉬익~ 어이쿠~ 으악~ 등 의성어/의태어가 적절히 섞여서
분위기를 살리면서 읽어주기 좋구요.

그리고 제가 이 책에 또 하나 점수를 주는 점은
등장 인물, 아니 동물들이 남녀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물론 주인공인 "곰돌이"는 이름에서 보듯 남자아이지만,
그 외의 동물들은 옷을 입고 있지 않고 이름도 그냥 원숭이,
토끼로만 되어있고 놀이에서도 동등한 역을 맡고 있구요.
내용도 성차별적인 면이 거의 없지요.

저희 집에 비슷한 종류의 생활 동화인 <또래와 토리 시리즈>가 있는데요.
그림이나 문체, 또 그림과 글이 맞아 떨어지는 것도 <곰돌이>보다 못하기는 하지만,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이 바로 이겁니다.
남자 주인공인 또래와 여자 주인공인 토리는
책 속에서 맡고 있는 비중이나 역할에 확연히 차이가 있거니와
항상 앞치마를 두르고 귀에는 귀걸이를 하고 있는 또래 엄마의 모습,
반말을 하는 아빠와 존대말을 하는 엄마의 모습도 저를 불편하게 합니다.

어쨌든 <꾸러기 곰돌이>는 차현이가 처음으로 열렬하게 좋아했던 책이고
엄마인 제 맘에도 드는 책이었답니다.


하이텔 주부동 아이와 함께 읽는 책>


덧말>
이 글을 통신상에서 쓸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일본작가가 그린 <꾸러기 깐돌이>라는 그림책 시리즈를 봤습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내용 구성이나 캐릭터가 너무도 흡사하더군요.
그 이상은 알아보지 않았으니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만,
씁쓸하던 기억은 여전히 남습니다.


2007/03/28

diletant | 1998/01/29 00:00 | 책 이야기 - 독후감?! | 트랙백 | 댓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diletant.net/tt/rserver.php?mode=tb&sl=539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