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 자세한 서지는 [책 이야기]-[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 참조.

우리창작 그림책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늦되는 새끼를 다독거리는 어미의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아이는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새가 둥지를 틀었다는 것과 펜선이 잘 살아있는 그림에 더 감탄했고.

[비단 치마]
도대체 속이 있는 건가 싶게 자기한테 주어진 힘든 일 모두를 묵묵히 받아들이던 옛날 심청이보다, 비단 치마에 마음을 뺏겨서 인당수 행을 결정하고 거지꼴이 되어 나타난 아버지를 모른 척하고 싶은 ‘청이’ 쪽이 더 이해가 가는 면도 있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고전을 개작해서 책을 만들어내도 되는 건가 싶다. 개작이 아니라 순수 창작이라고 쳐도 그리 재미있고 매력적인 책은 아니다.

[어깨동무 내 동무]
주인공이 저녁밥 먹으라고 오빠를 부르러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틀 속에서 여러 옛놀이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70년대 골목길 풍경을 되살리고자’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예전 아이들 놀이를 듬뿍 싣고 있어서 직접 그런 놀이를 하며 놀던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겠지만, 이게 무슨 놀이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재미있어 할까?

[어디 어디 숨었니?]
맨 뒤에 있는 설명 없이 본문 글이나 그림으로만 한옥과 옛 살림살이를 보여주기에는 좀 부족한 듯 싶지만, 지금까지 본 곧은나무의 옛이야기(두더지…, 반쪽이)보다는 훨씬 낫다. 이 시리즈의 다른 지식책들하고 비교해 봐야 할 듯.

외국창작 그림책

[거미 아난시 : 아샨티 옛이야기]
강렬한 그림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런데 얘기는 그림만 못한 것 같다. 설명을 읽어보니 거미 아난시에 관한 여러 얘기 중에서 하나라고 하는데, 그림책으로 만들려다 보니까 짧은 이야기를 선택했겠지만 이 이야기만으로는 거미 아난시가 왜 영웅인지도 모르겠고 (물론 본문에는 영웅이라는 언급은 없음) 달(? 태양?)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야기로는 썩 재미있지도 않고.

[유령 범퍼카를 탄 로시]
밤마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는 토끼 로시가 유령을 물리치는 법을 배워서 극복하는 이야기. 특별하진 않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집으로]
액자처럼 이중(안쪽은 그림, 바깥 테두리는 사진)으로 되어 있는 구성이 재미있고, 화려한 느낌이 남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내용은 그냥 평범.

[페페 : 가로등을 켜는 아이]
미국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족을 그린 책이다. 어두운 색조를 써서 사실적으로 그린 수채화가 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가로등 켜는 일을 계속 못마땅해 하던 아버지가 뒷부분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이 어색하다.

우리창작 동화

[만두와 방콕 할아버지]
그렇고 그런 내용…

옛이야기/신화

[아이 러브 아시아 (옛이야기로 읽는 세계 1)]
아시아 여러 나라의 옛이야기와 그 나라에 대한 소소한 배경 설명을 묶어낸 책이다. 나라가 달라도 예부터 전해온 이야기들에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건 역시 재미있다. 출판사와 편집을 봤을 때 학습적인 면을 노리고 만든 책이 아닌가 싶어서 좀 얄밉긴 하지만.

과학/환경

[수많은 생명이 깃들어 사는 강]
강이 시작되는 곳부터 바다와 만나는 데까지 따라가면서 강이 수많은 생물들의 삶터라는 걸 보여주려는 그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정성들여 그리긴 했는데 다 읽고나니 많이 아쉽다. 글 속에 언급된 내용이 그림에 다 녹아나지 못한 느낌이랄까? 이런 종류의 책은 글에 이름이 나오면 그림에서 꼭 찾아보기 마련인데, 없는 것도 종종 있고. 10쪽의 ‘살며시 돌을 들춰 보다 움찔 놀라요’ 같은 경우에는 누가 돌을 들춰 보는 건지 한참 헷갈렸다. (※ 그리고 책값도 너무 비싸다!)

[지구 반대쪽까지 구멍을 뚫고 가 보자]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 그 뻥(!)에 웃으면서 읽다보면 지구 속 구조를 쉽게 알 수 있을 듯.

청소년/ 우리창작 소설

[소년은 자란다]
이 시대를 그린 작품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한 것이 참….
일제 강점기를 막 벗어난 시대의 혼란한 모습이 눈 앞에 잘 그려진다. 힘든 일을 차례로 겪으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