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 자세한 서지는 [책 이야기]-[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 참조.

우리창작 그림책

[갈치 사이소 : 생선 장수 할머니와 어시장 (어린이 갯살림 6)]
시끌벅적한 어시장 한귀퉁이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는 책.

[여우누이 (김성민 판)]
다른 여우누이 책을 안 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그냥 괜찮게 읽었다.

[줄줄이 꿴 호랑이]
푸하하 웃으며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사이사이 들어있는 만화도 거슬리지 않고 재미있고. 참기름 냄새 맡고 온 산 호랑이가 몰려온 장면과 띨띨한 표정 지은 호랑이들이 줄줄이 꿰어진 장면이 압권!
…설마 이 책 읽고 참깨도 ‘깨나무’에서 열린다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

[풀싸움 (국시꼬랭이 동네 11)]
어떻게 보면 시원시원하기도 하고, 정신없어도 보이는 그림이 어쨌든 인상적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이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시리즈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다. 옛 문화가 사라져 가서 아쉬우니 되살려 봤으면 좋겠다는 걸까. 아니면 그냥 이런이런 것이 있었다는 기록의 의미일까. 전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으려면, 얘기 자체가 완성도가 있어야 하는데 ‘풀싸움’ 이라는 소재를 빼면 사실 너무 평범하다.
사족. 마지막 장면이 참… 마음에 안 든다.

외국창작 그림책

[나에게도 친구가 생겼어요]
볼품없이 생겨서 아무도 어울려주지 않아 외로웠던 꼬마 아저씨에게 친구(큰 개와 그 개를 보고 찾아온 여자아이)가 생긴다는 얘기. 정말 뜬금없다….

[내가 아기였을 때]
흔해빠지고 별 내용 없는 책.

[뗏목을 타고]
작가가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린 책이라는데, 글쎄… 한적한 시골 강가에서 뗏목을 타고 놀면서 온갖 동물들이 다가오는 이 이야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엄마가 읽어주다가 놓고간 동화책 속에서 밤중에 늑대며 요정이 튀어나온다. 깊은 맛이 있는 얘기는 전혀 아니지만,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
[엄마 엄마 함께 놀아요]
읽고 나면 아이와 놀고 싶어지는 책. 도구나 장난감이 아닌, 몸과 몸을 맞부딪치며 노는 모습이라서 더 좋다.

[아프리카에 간 드소토 선생님]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생각하고 봤는데, 전작보다 훨씬 못하다. 중간에 나오는 납치 사건도 뜬금없기만 하고 내용도 재미없다.

[언니와 여동생]
굳이 남겨야 하나? 이 정도 책이 나올 때마다 참 고민스럽다.

[일곱 난쟁이와 백설 공주]
첫째 난쟁이가 이야기하는 백설공주 상세판과 그 이후의 결혼식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아니, 의미는 둘째치고, 무슨 재미가 있는 걸까.

[정글짐 대소동]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_-;;; 글보다 그림만 보는 게 더 재미있는 듯.
맨 마지막 장은 마음에 안 들었다. 남의 책이나 우리 책이나 왜 이리 한 소리 덧붙이기를 좋아하는지…

[조지프의 마당]
내용이 그림만 못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조지프가 잘못한 것입니다.”란 문장이 왜 이렇게 거슬릴까. 굳이 이렇게 지적해 주지 않아도 생각해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을….

[하늘만큼 땅만큼 무서웠어요]
단순한 내용이지만 반전이 재미있다.

우리창작 동화

[벽이]
역시 엄마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엄마들이 헌신적으로 장애아를 돌보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엄마의 힘든 일상이라든가 지친 마음이 잘 전해지도록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아서, 이 엄마는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나중에 앞장서서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여동생은 왜 앞부분에서는 또 그렇게 주인공을 못살게 했을까.

[우리 집에는 개 900마리가 살아요]
버림받은 개와 고양이를 돌보는 이애신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다면 차라리 실화 그대로 잘 전달하는 편이 낫지, 이렇게 대충 만든 동화로 뭘 전달할 수 있나.

외국창작 동화

[내가 다른 사람이면 좋겠어!]
원작은 독일 희곡 <레온세와 레나>. 내용도 특별할 것 없지만, 희곡을 아이들용으로 짧게 고쳐쓴 책이니 제외.

[외딴 집 외딴 다락방에서]
밤에 혼자서, 그것도 낯선 곳에서 잘 때 말도 안 되는 걸 보고도 착각해서 머리칼이 주뼛 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에마의 심정에 공감이 갈 것이다. 그런데 그 고양이는 진짜 뭐지???

과학/환경

[껍질 (월간 달맞이 2005년 8월호)]
거북이를 ‘등껍질’에 중점을 두고 설명했다. 그림도 글도 무난하다.
※ 시중에서 낱권으로 구할 수 있는 책인지 모르겠다. 월간 달맞이라고, 신청하면 매달 책을 보내주는 시스템인 것 같은데.

[상처딱지 (과학은 내친구 시리즈)]
사소하지만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소재를 재미있게 설명했다.

[우리 숲의 딱따구리]
딱따구리, 하면 옛날에 봤던 만화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원래는 이런 놈이구나(그건 미국 놈이었으니까 좀 다른가…;;;)…. 재미있게 봤다.

[지금 바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파도나 밀물썰물 얘기도 나오지만 주로 바닷가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동물, 식물, 지형 변화 등에 관한 이야기. 가끔 뜨악한 얘기(예: 생선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있지만, 도서관에는 놔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청소년/ 우리창작 소설

[숙자 언니]
집안 사정 때문에 시골 이모네 집에 얹혀 사는 숙자, 공부는 잘하지만 얌체 같은 세찌니(셋째 언니)들 이야기를 막내 영옥이 눈을 통해서 그렸다.

[환절기]
소녀가장, 성폭행, 가정폭력, 군위안부 할머니……. 하나만 풀어내도 무거울 소재를 길지 않은 이야기에 너무나 많이 끌어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숨이 가빴다. 그래서 두껍지 않은 책인데도 읽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자신에게 차례로 닥치는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서려고 하는 수경의 모습은 좋았지만, 봉선 할머니의 편지 속에 담긴 이야기와 수경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건가? 뭐라고 딱 꼬집긴 어렵지만, 껄끄러운 느낌이 든다. 아무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막막한 상황이라고 해도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봉선 할머니와 주저없이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마음을 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싶다.
자매가 한날 한시에 父子에게 성폭행을 당한다는 설정이나, 영어 동아리 지도 선생님이 알고 보니 봉선 할머니의 손자였다는 것도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너무 극단적이고 우연이 겹친 게 아닐까. 게다가 그 선생님이 동성애자라는 얘기는 도대체 왜 불쑥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빠져도 전체 얘기의 진행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어쨌든 편하게 넘기기 힘든 책이었다.
(자주 쓰지 않는 우리말 표현을 듬뿍 만난 건 즐거움이기도 했고, 거리감을 느끼게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