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 자세한 서지는 [책 이야기]-[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 참조.

우리창작 그림책

[논고랑 기어가기]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다른 책과는 달리 처음 듣는 풍습이어서 조금 낯설었다.
그런데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이 언제인지? 요즘에도 안 씻어서 부스럼 나고 머리에 기계총 돋은 애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이야기가 아니라 예전이 배경이라고 하면 또 아이들이 인디언 추장 춤을 추고 노는 장면이 걸린다. 뭔가 얼개가 잘 안 들어맞는듯한 느낌이 든다.

외국창작 그림책

[그저 그런 학교에서 생긴 아주 특별한 일]
그저 그런(!) 책. 아이들에게 읽혀서 나쁠 건 없지만, 새롭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다.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하늘에 떠 있는 달과 연못에 비친 달 그림자를 자기 우유 접시로 착각한 아기 고양이 이야기. 흑백 그림에 이야기도 단순하지만 아이들은 즐겁게 볼 수 있을 듯.

[아빠는 나를 사랑해]
평범한 이야기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아빠’와 ‘너(=아이)’를 짝지어 쓴 말이 재미있다.

[자유의 길]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책. 아이들과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권장연령은 좀 높게 잡아야 할 듯.

[지구별에 온 손님]
‘나’라는 존재가 그냥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속에서 골라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얘기한다.

[책 속의 책 속의 책]
아이가 책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는데, 딸내미는 별 반응이 없다. 나이대가 안 맞아서 그런가? 정말 재미있는 책은 나이와 상관없이 잘 보던데…

[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
1964년 작품.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는 재미있지만, 옛날 티가 팍팍 나는 그림이어서 어른인 내 눈에는 좀 그랬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늘을 나는 사자]
얌체들 같은 고양이 표정, 점점 힘이 빠지는 사자 모습이 어찌 그리 잘 느껴지는지. ^^ 마지막까지 사자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했던 얌체(;) 고양이들과 ‘많이 피곤했나보다’ 고 이해해 주는 꼬마 고양이의 대비가 재미있다.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하려면 초1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유치원생에게 맞을 것도 같고.

우리창작 동화

[나는 청각 도우미견 코코]
청각 도우미견에 대한 정보를 주려고 쓴 동화 같은데, 생각보다 무리없이 잘 읽혔다. 훈련 과정이나 도우미견이 장애인과 만나서 서로 적응하는데 따르는 어려움 같은 것이 더 자세하게 그려졌으면 좋았을 텐데 좀 대충대충 넘어간 느낌은 든다.
그런데 청각 장애인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문자가 나온다거나 뭔가 특수한 전화기를 쓰는 건지. 계속 전화 통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떤 다른 설명이 없어서 내내 미심쩍었다.

[뫼다리 마을의 섶다리 놓는 날]
강원도 영월에 있는 마을에서는 해마다 섶다리를 놓는데, 주인공의 일생을 섶다리와 연결시켜 얘기한다. 해방부터 시작해서 6.25 얘기도 잠깐 나오고 하는데, 역사적인 배경은 그냥 곁다리로 끼어들어간 느낌이 든다.
사족. 굳이 [전통 동화]라는 이름을 붙여야 되는지? 전통적인 내용을 다루면 그게 전통 동화인 건가?

[우리 엄마 최보임씨]
어려운 일이 몇 개나 겹쳐서 일어나는데도 언제나 씩씩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 너무나 밝고 긍정적이다보니 현실감이 떨어진다.

[키 큰 느티나무]
도대체 아이들을 뭘로 보고 이런 책을 쓰는지 모르겠다.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인물들, 아무 때나 주체 못하고 넘쳐나는 감정, 해피엔드 드라마를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 읽는 내내 짜증이 났다. -_-++

[풍산개가 가져 온 선물]
풍산개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해 주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가의 말처럼 분단과 통일을 생각해 보기에는 얘기가 너무 억지스러운 느낌이 든다.

외국창작 동화

[루디는 수집가]
[그저 그런…]과 마찬가지로 썩 나쁘지도 않지만,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책.

[안나 덕분에 용기가 생겼어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아이가 퍼피 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생후 1년 정도 돌봐주는 사람)를 하면서 극복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너무 단순한 탓에 아이와 강아지가 교감하는 것도 잘 못 느끼겠고, 그렇다고 퍼피 워커의 생활을 잘 알게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요즘 이런 종류의 책이 자꾸 나오는 게 아무래도 [내 사랑 토람이]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크리스핀의 모험 1~2]
주인공이 영문도 모르는 사건에 휘말려 떠도는 이야기 구성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중세’라는 배경에 대한 지식- 예를 들어 영주의 허락 없이는 자기 사는 땅을 마음대로 떠날 수 없는 농노와 장원 제도라든가, 교회와 신의 이름 앞에서는 무엇도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 모습 등등- 이 어느 정도 있어야 얘기를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6학년도 세계사는 안 배우지만…;;;)

과학/환경

[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흔히 인체의 구조나 성장 단계만 설명해 놓은 것에서 더 나아가서 정신적인 면이나 여러가지 지적 작용, 감정 같은 것까지 다 다루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이 꽤 많아서 학년이 조금 높아야 이해할 듯.
오류 하나. 해답은 96쪽에서 찾아보라는데 책에는 96쪽이 없다!

역사/인물

[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5 (독립 운동부터 21세기 한반도까지)]
간단하지만 읽다보면 역사의 큰 줄기를 잡아서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크게 걸리는 점도 없고.
역사책을 일부러 만화로 만들면서까지 초등학생에게 읽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차피 초등학교 과정에 우리나라 역사가 들어간다면 권할만한(목록에 넣자는 이야기는 아님) 역사 만화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국사(내지는 역사)라면 학을 떼는 아이들(6학년~중학생)에게는 읽어보라 하고 싶다.

기타

[가마솥과 뚝배기에 담긴 우리 음식 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다. 옛 사람들이 쓰던 ‘물건’을 통해서 우리 문화를 설명하겠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조금 이해가 안 가는 물건들이 있다. 대부분은 부엌에서 쓰는 물건이나 척 보기에도 음식과 관계가 있는 물건인데, 갑자기 영 상관없어 보이는 물건이 나오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일텐데, 그런 부분은 잘 된 책이라고 볼 수 없지 않을까.

청소년/ 우리창작 소설

[내 사랑, 사북]
수하는 요즘 옆 동 오빠에 대한 짝사랑 때문에 밤에 잠까지 설치는 중3이다. 어떨 땐 잡지에 나온 무예 사범에게 편지를 보내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는,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만큼 철없는 행동도 하다가, 바쁜 엄마아빠 대신 집안일을 하고 동생을 돌보면서 광부들의 삶을 씹어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수하의 사적인 이야기와 1980년 사북 항쟁 이야기를 잘 엮어썼다. 중학생 아이가 겪은 만큼, 본 만큼만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오히려 거부감 없는 글을 만들었다. 마무리는 조금 갑작스럽다 싶은 느낌도 들고, 뭔가 아쉬운 느낌이다.
마음에 꽉 차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추천하고 싶다.

[누나의 오월]
5월 광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잘 읽히기는 하는데, 다 읽고나니 딱 집어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웅전]
원전 : 창작군담소설 [조웅전]
얘기 자체가 나쁘지는 않은데, 우리나라 창작고전소설이지만 배경이 중국이어서 마치 중국 옛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서관에서 참고로 볼 수는 있을 듯.

청소년/ 외국창작 소설

[스피릿 베어]
주인공 콜은 몇 년 동안 계속 문제를 일으켜서 상담소와 치료 기관을 들락거린다. 콜의 부모는 재산도 있고 남들에게 인정도 받는 사람들이지만, 아버지는 툭 하면 콜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 앞에서 무기력한 자신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또다시 폭력 사건-한 아이를 죽기 직전까지 때린-을 일으킨 콜은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가는 대신 ‘원형 평결 심사’라는 것을 거쳐서 외딴 섬에서 홀로 1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콜은 곰을 만나서 거의 죽을 뻔한 위기를 거치고, 자연 속에서 홀로 자기를 돌아보면서 점점 바뀌어 간다…
곰에게 부상을 입은 콜이 살기 위해 꿈틀거리는 장면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읽으면서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현재와 과거 회상 장면이 교대로 나와서 이야기를 따라갈 때 잠깐 한 눈을 팔면 줄거리를 놓치게 되니 주의할 것. ^^
피터(콜이 일으킨 폭력 사건 피해자)가 입은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둘이서 화해하는 끝 마무리가 이야기 전체에 비해서 조금 갑작스럽고 약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청소년/ 기타

[버림받은 성적표]
고등학생들이 쓴 시 모음집. 시인들이 쓴 시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는다. 좋다!!!

[붉은 스카프]
문화혁명을 몸소 겪은 글쓴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글쓴이와 가족들, 친구들이 겪는 고통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옮긴이의 말대로 다른 나라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우리나라의 과거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