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때나 시간 나면 자연스럽게 책을 펴 들고,
집 밖에 나갈 때면 으레 자투리 시간에 읽을 책 한 권 들고 나가고,
수시로 집에 책을 사들이고,
매주 어도연(=어린이도서연구회의 약자입니다 ^^*)에 나가서 사람들과 아이들 책 얘기를 하고...

이렇게 쓰면 엄청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읽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사서 읽으려고' 했던 책은 '사서 쟁여두는' 책으로 전락하기 일쑤고, 사는 게 복잡하고 나이 들어갈수록 머리 많이 안 쓰는 쉽고 가벼운 책에만 손이 가니 이를 어쩌랴. 그나마 애써 읽은 책 내용은 돌아서면 머릿속에서 휙~ 증발해 버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보다. 같은 고민을 하시던 모님이 책모임을 만들어서 같이 책을 읽자는 얘기를 꺼내자마자 얼른 손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아니 어제구나!) 첫 모임날.

하와이에 계시다가 한국에 들르러 오신 모2님(;)의 환영회 겸 해서 모이게 되었는데, 언제 봐도 반가운 분들(+새로 책모임에서 만나게 된 분들)과 오랜만에 만나 실컷 수다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서로 가져온 책 얘기를 하며 다음에 무슨 책을 같이 읽을까 고민하는 그 시간은 참 즐거웠다. 어도연 모임과는 또다른 분위기, 또다른 기분.

맨 먼저 같이 읽기로 정한 책은 <희망의 인문학>과 <사람풍경>.
아직 <사람풍경>밖에 못 읽었지만, 나 혼자만 읽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얘기 나누며 읽는 책은 또 특별할 것 같다. 게시판에서, 그리고 다음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 지 궁금하다.

(덧. <희망의 인문학> 몇 장 들춰 봤는데 큰일났다. 이거 아무래도 엄청 딱딱하고 잘 안 읽힐 듯한 느낌이 팍팍 드는데... ^^;;;)


그리고 오늘 만난 분들 이야기...
책모임 쪽 말고 환영회 멤버(물론 양쪽 교집합도 여러 명 있다)는 하이텔 주부동에서 1999년과 2000년에 운영진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이다. 동호회 일을 함께 하다가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그 후에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면서 독특하다면 독특한 인연이 맺어졌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주뼛거리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그때 따라다니던 꼬맹이들이 이제는 다들 중고생이 되고 아가들은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직도 만나면 "○○님은 여전하시네요~" 하며 인사를 나누는데 (점점 학생化되는 분도 계시다!!! 물론 나는 빼고... -_-;;;) 시간은 어느새 이렇게 훌쩍 흘렀을까.

어린 시절 단짝처럼 모든 게 딱딱 맞고 언제나 같이 붙어있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생각이 같은, 그래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다.

diletant | 2007/07/19 01:54 | 책 이야기 - 책. 책. 책. | 트랙백 |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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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2007/07/20 00:05 x 여기 댓글 달 일은 아니겠지만, 차현이가 교내백일장 장원을 했더구나.신목중 소식지를 오늘에야 보고서..... 엄마닮아 책도 많이 읽고 감성이 풍부하고 글솜씨가 좋은 딸을 두었나봐... 축하축하! *^^* diletant 2007/07/20 00:58 x 의정/ 고마워. ^^;;; 본인이 아주 뿌듯해 해서 나도 기분 좋긴 했는데, 정작 그 백일장 글은 한 줄도 못 읽어봐서 실감은 전혀 안 난다오... 스니키 2007/07/20 10:24 x 교내백일장 장원이요? 우와. 축하드려요~~~ 책모임 그거 맘에 드네요. 온라인상으로도 가입은 했지만 왠지 꺼려져서... 아는 사람들과의 모임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또니네 2007/07/20 17:29 x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군요. 신통방통해라. 축하한다고 전해주시어요. 제대로 잘 크고 있구먼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올인함서...(엄마 많이 닮았고만요) diletant 2007/07/23 02:40 x 스니키님/ 저도 책모임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기대+궁금하답니다. 그리고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또니네님/ 저는 백일장 같은 거랑은 거리가 멀어놔서 안 그래도 상장 들고 오니까 신통하긴 하더군요. ^^;;; 고맙습니다. 축하인사 잘 전할게요.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