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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읽은 책을 돌이켜 보며... |
2005년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쭉 헤아려 보니 500권이 조금 못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그저 뒤적뒤적하다가 손 놓은 책까지 합하면 훨씬 더 되겠지만 어쨌든 내 기록장에 남은 분량은 저렇다. 스스로 마음이 끌려서 읽은 책도 있고, 읽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읽은 책도 있지만(올해는 이쪽이 상당히 많았다;), 이유야 어쨌든 그 책들은 내 마음 속 어딘가에 다 보이지 않게 자리를 잡았을 터.
올 한 해를 보내며 마음에 남는 책 몇 권을 꼽아본다.
※ 서지사항은 달마다 올리는 목록에 있음.
※ 갈래 상관없이 ㅎㅍㅌ 순 ^^
<책만 보는 바보>
글쓴이의 말을 빌자면 '사실로 문살을 반듯하게 짠 다음 상상으로 만든 은은한 창호지를 그 위에 덧붙여' 만든 이야기. 국사 교과서 속의 이름으로만 기억되던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온기를 띠고 살아나온다. '간서치(看書痴, 책만 읽는 바보)' 라는 말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한 해의 끝자락에 이 책을 만나서 행복했다.
<지구 반대쪽까지 구멍을 뚫고 가 보자>
과학그림책이라고 해서 꼭 딱딱할 필요는 없다.
지구 반대쪽까지 구멍을 뚫을 때 무엇무엇이 필요한지 아시는 분?
<줄줄이 꿴 호랑이>
게으른 사람들이 읽고 나면 은근히 즐거워진다. ^^
<아카시아 파마>
주인공의 납작코에 쬐끄만 눈이 정겹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지 말고 아이들이 이렇게 놀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근데 난 왜 이 나이가 되도록 아카시아 줄기로 파마할 수 있다는 걸 몰랐을까?
<새장 안에서도 새들은 노래한다>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들의 속에는 사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고여 있을까.
<버림받은 성적표>
읽다 보면 사방이 꽉 막힌 아이들의 삶에 한숨이 나오고, 그래도 이런 시를 쓸 수 있음에 마음이 놓이고.
<그린빌에서 만나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심심한듯 잔잔한듯 하면서도 어느새 그 속에 빨려든다. 이래서 시진님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3권 빨리 내 줘요!!!)
<그 남자! 그 여자!>
드디어 완결. 한동안은 지지부진한 느낌에 나를 실망시키기도 했지만 마무리까지 다 읽고나니 역시!!! 아리마와 유키노를 비롯해 다들 자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다들 너무 훌륭하고 행복해져서 그게 좀 걸리지만...
<고함쟁이 엄마>
엄마는 바쁘다. 고함치랴, 주워다 꿰메랴... 웃으며 읽고나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책.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이후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권윤덕님의 그림책. 달라진 그림체도 좋고, 얘기도 좋고.
< to Cats- 고양이에게>
그 대상이 아이든 연인이든 고양이든,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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