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듣다가 '10월의 마지막 밤'이라 <잊혀진 계절> 이야기가 나왔고,
1982년에 발표된 곡이라는 한 마디에 꼬리 물기 시작...

-> 1982년, 열다섯, 중3.

-> 화곡동 언덕길.

-> 야구와 친구와 연합고사.

-> 학창 시절 중에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1년. 괜시리 나 혼자 경쟁심에 불타서...
     고3 때 이만큼 했다면 또다른 인생을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 폭 좁게, 그리고 깊게 친구들을 사랑했다.

-> 친구들과 돌려쓰던 교환일기장. (어디 갔지?)
     주고 받은 편지도 아직 가지고 있는데 마음 아파서 못 펴 볼 것도 있겠구나.

-> 한밤중에 쓰던 일기, 편지. 그때 듣던 라디오.
     황인용, 박원웅, 김기덕, 김광한.......
     난 멘트 별로 안 하고 노래 틀어주던 박원웅 아저씨를 가장 좋아했다.

-> 고교 야구, 정확히는 어떤 야구 선수에 푹 빠짐. 팬레터질;;;도 해 보고.
     덕분에 그 후로도 오랫동안 천안시 신부동에 가 보고 싶었다.

-> 황금사자기 대회 경기 보고 나오다가 선수 버스 보고 충동적으로 사인 받으러 따라 갔음.
     잠실 허허벌판 한가운데 있던 어느 여관 앞에서 오래오래 기다렸던 기억.
     그 사인은 얼마 전에 버렸다. (정확히는 중학교 때 일기장과 함께 폐기처분)

-> 그때 같이 기다리던 어느 여자애가 이용의 <서울>을 내내 흥얼거렸다.
     그래서 난 이용 하면 사실 <잊혀진 계절>보다 <서울>이 더 먼저 생각난다.
     다시 들어보니 닭살이 좌악 돋는 가사지만, 나한테는 추억의 노래인 거지...


덧글>
이렇게 쓰고 보니 하나만 빼면(으쓱~) 지금 딸내미 행태와 별반 다를 게 없구만.
역사는 반복되는 건가...

diletant | 2007/10/31 22:35 | 혼자 끄적대기 - 그때를 떠올리며 | 트랙백 |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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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2007/11/04 01:04 x 올만에 너의 글이 또 씌여있을 것 같아 들어와보니... 흠~ 비슷한 추억이 .... 라디오방송.. 한밤중의 편지질.. 시시때때 녹음해가며 듣던 온갖 가요와 팝송들.. 이용의 노래들.. 맘 설레게 했었지.. 야구 쪽은 아니었지만 나머지는 꽤 많이 비슷하다. 난 속앓이만 했지 싸인받으러 가는 용기는 없는 소심파였던 것 같다. 그래서 속앓이쪽보단 쾌활한 성격의 딸을 두게 된 것인지도 ...ㅋ diletant 2007/11/04 21:49 x 의정/ 그때 딱 한 번이었는데 갔다와서 엄마한테 얼마나 깨졌던지...;;; 지금 생각하면 그 정도를 가지고 우리 모친도 뭘 그리 난리였는지 참. -_-a 학교 공지에 수상 소식 올라와 있는 거 그 댁 딸내미 맞지? 축하해~ ^^ 의정 2007/11/06 01:47 x 그래..10월 중간고사 이후로는 미술속에 빠져 산다.. 동아리대회준비하느라 주말에도 학교나가 온종일 그림그리고, 학교전시회까지..담임샘이 미술선생님이거덩.. 참, 이번 학교전시회 포스터 울딸내미작품이다..ㅋ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