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diletant의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

http://www.sealtale.com/

고백

지난 주는 세례식을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한 주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이번 주는 주초부터 딸내미의 개님모시기프로젝트에 휘말려서 속쓰리고(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육체적 증상;;) 정신없이 지냈다. 더불어 할 일은 지금 산더미처럼 쌓였고.

사실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딸내미가 원하는 종류의 개를 데려올 생각은 손톱만치도 없었다. 왜냐하면 이놈이 좋아하는 개들은 주로 다 덩치가 되는 놈들이란 말이다!!! 개, 그것도 큰 개가 집안을 어슬렁거리는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울렁증이 일 지경이었다.

딸내미가 줄줄 써 놓은 개 목록은 이름도 어려운 보더콜리, 셔틀랜드쉽독, 벨지언쉽독 그로넨달, 벨지언쉽독 테르뷰렌 등등. 난 이중에서 그로넨달만 어떤 놈인지 알았을 뿐, 나머지는 모습조차 몰랐다. 그러니 그냥 어떻게 쬐끄만; 개로 타협을 볼 생각이었고.
※ 그로넨달은 http://diletant.net/tt/index.php?pl=674&ct1=11 의 어부바 사진에 나온 시커멍이.

도대체 뭐가 뭔지나 좀 알고 대처(...)하자는 생각에 한밤중에 저 개 종류들을 하나씩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셔틀랜드쉽독이 너무나 이쁘게 생긴 것이다. 이 무슨...... OTL

이런 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소형견 종류를 차례대로 검색해 봤지만, 원래도 소형견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 셸티(셔틀랜드쉽독의 애칭)의 미모를 본 후에 소형견 얼굴이 마음에 들 리가 없지 않나. ㅠ_ㅠ
게다가......
머리? 몇 손가락에 꼽힐만큼 똑똑하댄다. (똑똑한 미인이라니 딱 내 취향이잖아;)
성격? 온순하고 가족들은 잘 따르는 반면 소심한 편이고 낯가림도 좀 있댄다. (어디서 많이 본 성격이잖아;;)

가뜩이나 셔틀랜드쉽독이나 보더콜리는 대형견이 아니라 중형견이라고 반론을 펼치던 딸내미는 어무이 마음에 인 미세한 동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최후의 일격을 던졌다.
"엄마, 어쨌든 데려오면 15년 볼 건데, 솔직히 얘네(소형견)가 엄마 마음에 들어?"

상황 종료................................................ o<-<

그 이후로도 이러저러그러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다음 주 일요일에는 우리집에 셸티 개님이 오신다.
그래도 뭐 난 밥만 줄 거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