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올 봄에 방과후 교실을 열었다.
처음 문 열 때 자원봉사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몇 번 나고 그 후로는 어떻게 진행된다는 소식만 가끔 성당 홈페이지에 떴다.

명색이 어도연 회원이면서 지금까지 아이 학교에서 도서 봉사도 한 번 안 해 본 인간이라 찔리기도 많이 찔렸고, 성당에서도 하는 일이 없는지라 나~중에(1) 기회가 생기면(2) 방과후 교실에서 책 읽어주기를 한 번 해 볼까 생각만(3) 하고 있었다.

주)
진한 글씨 세 개는 diletant를 파악하는 주요 키워드.
1) 절대 빨리, 앞서서 하지 않고
2) 될 수 있는대로 뒤로 미루며 (그래서 발등에 불 떨어져야 모든 결과물이 나온다)
3) 머릿속으로만 온 세계 건설에 힘씀;;;

그런데 이렇게 우물쭈물 온갖 핑계 붙여가며 꾸물거리는 내 모습을 실은 다 알고 계셨던 게지.
갑자기 오늘 미사 시간에 주례 신부님이 아니신 다른 신부님이 강론을 시작하시길래 깜짝 놀랐는데, 바로 방과후 교실을 주 2회에서 주 4회로 늘리면서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말씀.
이거야말로 나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이구나 싶은 것이 말이지... -_-;;;

무작정 신청은 하고 왔는데 어찌 되려나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
내 애 하나도 감당 못해서 떡을 치고 있는데 열 명 넘는 애들이라니 안 쫄 수 없단 말이지!!!



"......찔러서 신청하게 하셨으니 책임지세욥." (겁대가리 상실한 불량 신자의 기도)

diletant | 2010/06/21 01:29 | 혼자 끄적대기 - 나, 유스티나 | 트랙백 |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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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ary 2010/06/21 12:46 x 오오오 좋은 일 하십니다~ diletant 2010/06/22 12:09 x istary님/ 얼떨결에 신청해 놓고 집에 와서 '괜히 했나 후회(이것은 diletant 키워드 4번에 해당 ^^;;;)'했어요. 조건 걸고 기도하면 안 되지만, 간절히 기도할 게 있는데 저도 뭔가 힘써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해서리... 건강하시죠? 어제 병원 다녀왔는데(제가 아픈 건 아니에요~!) 큰 병원 갔다오면 언제나 건강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istary님도 몸 관리, 스트레스 관리 잘 하세욥~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