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퀴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이명박식 실용주의'의 관련성은?
(답은 중앙일보 2008년 1월 21일자에)
...대통령 당선자가 영화 하나 본 것에까지 과도한(+뚱딴지같은) 의미를 보태서 싣는 기사를 몇몇 사람들(나 포함;)이 좀 비꼬았기로서니 그게 그리 발끈할 일인지. 현 대통령은 없는 일 가지고도 별 욕을 다 먹었는데, 욕 먹을 짓 한 사람이야 욕 좀 먹은들.
... 중앙일보 기사 찾다가 우생순 관객이 늘어난 게 MB효과 때문 운운하는 글도 보았다. 제발 멋진 영화 '우.생.순'을 욕보이지 말지어다.
이상은 제목과 상관없는듯한 있는듯한 딴소리였고.
아무래도 이번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는 우리가 너무 웃지 않고 지내는 걸 보고 어디 한 번 죽을만큼 웃겨보자고 맘 먹은 게 틀림없다. 아니면 머릿 속에 락스를 부어서 뇌세포를 표백해 버렸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쩌면 이렇게 내 놓는 안마다 (허탈한) 웃음이 나올 수가 있을까.
학교에서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치면 학생들 영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할 때만 해도 헛소리도 참 다양하다 싶었는데,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영어 외의 일반 과목을 몽땅~ 영어로 수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단다.
하.하.하...
도대체 생각이란 게 있긴 있는 거니? 응?
여기가 댁들 그리도 좋아하는 미국이야? 우리가 언제 거기 식민지로 들어갔는데?
한국 땅에는 우리 생각을 가장 나타낼 수 있는 '한글'이라는 고유한 언어가 있는 거 몰라?
한국 선생이 한국 학생을 가르치는데, 영어가 아닌 다른 과목을 왜 '우리말'이 아니라 '남의 말'로 가르쳐야 하는데?
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먼저 학원에 가서 남의나라 말을 열심히 배워와야 된다는 거, 그게 당신들이 좋아하는 실용주의냐고.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서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쓰는 안타까움을 없애기 위해서' 아주 잘 만든 한글이 있는 나라에서
' 우리나라 말은 미국과 다르지만 훌륭하신 나라 미국에서 쓰시는 영어 잘 하는 게 으뜸이니 학생들이야 개고생을 하든 말든 말이 되든 안 되든' 영어로 수업하자는 얘기가 나올 줄이야.
(...약간 다른 얘기지만 요즘 대학에서 영어강의(물론 '영어' 과목 강의가 아니다)를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하는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기 학교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는 알겠지만, 그 해결법이 어째서 전공/교양과목의 영어강의 수강이라는 건지...)
설마(라고 쓰면서도 저 인간들은 설마하다 사람 잡는 게 취미인 인간들이라서 기분이 영 껄쩍지근하네) 진짜로 시행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만에하나라도 진짜 중고등학교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날이 오면 진지하게 홈스쿨링을 고려하련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영어에 목 매다는 그런 곳에 내 아이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다.
추가>
문제의 대.통.령.당.선.자.의 말씀이신즉... (연합뉴스: 2008/01/25)
허헛... 기가 막히니 헛웃음만 나네.
도대체 언제 어디서 누굴 대상으로 뭘 실험해 봤는데?
이 사람의 기본 생각은 무슨 정책이든 방안이든 "나는 옳은 방안을 제시하는데 (무지한) 국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해서 반대하는 거다. 제대로 알고 나면 좋은 정책이라는 걸 알 거다." 이거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게 잘못된 걸 수도 있다고는 전혀! 절대! 네버! 생각하지 않는 거지.
무식한데 부지런하기만 한 인간이 끼치는 해악이 바로 이거로구나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