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앞에 탱크가 버젓히 서 있고
신문 여기저기에 먹칠이 된 모습을 보며 자랐고
광주에선 '폭동'이 일어난 거고
데모하는 대학생들은 나라 말아먹을 몹쓸것들이란 말을 귀아프게 들었지.
최루탄 냄새를 하루가 멀다 하고 맡았지만 늘 방관자였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해가며 조금씩 이 나라를 바꿔온 많은 사람에게 빚을 진 심정이었고
너무 부끄럽게 행동하지는 말자고 생각하며 이제껏 지내왔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 긴 시간을 이렇게 빨리 되감아 버릴 수 있다니...

박정희 딸이 대통령으로 뽑힌 그때부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엉망이고 훨씬 악질이구나.

diletant | 2015/11/03 13:20 | 혼자 끄적대기 - 생각 | 트랙백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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