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春光乍洩)
왕가위 감독 1997년작
장국영 (보영 역)
양조위 (아휘 역)

그 말도 많고, 팬도 많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오늘 처음 봤습니다. ^^;

영화 골수분자인 동생이 그렇게도 한 번 보라고
권했었지만 그의 영화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이유는요.
왠지 무협 영화를 연상케 하는 네 글자짜리 한자 제목부터가
(동사서독, 중경삼림 등등..)부터가 낯설고,
홍콩 영화라면 남편이 즐겨보는 무술 영화나
검은 바바리 코트 휘날리며 기관총을 쏘아대는 주윤발식
영화가 머릿 속에 떠오르는지라...

어쨌든... 오늘 처음 만난 왕가위 영화 <해피 투게더>.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충격이라 함은 영화 속에 "동성애"가 나온다,
뭐 이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음~입니다.
별로 동성애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많지 않더구만요.
물론 짤려서 그렇기는 합니다만... ^^;)

희미하게 바랜 듯한 흑백 화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일단 그 화면의 아름다움이 기가 막혔습니다.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화면은 (밀었다 당겼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시간과 분위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색조와 어울려서
영화라기보다는 그림 같은 인상을 주더군요.

거기다가 간간히 묵직하게 깔리는 탱고 음악이
주인공들의 외로움처럼 마음을 쳐 대는데...
으... 글로 표현이 안 되네요.

오늘 처음 알게 된 양조위, 멋있는 배우고요.
(연기 너무 잘해요. 목소리도 멋있고~~~)
제가 좋아하는 장국영은 참 얄밉고도 불쌍하게 나오더구만요.
(새삼 느끼는 거지만 20대의 뺀질뺀질하게 귀여운 얼굴보다는
세월이 쌓인 그 모습이 확실히 멋있어요~~)

인생의 외로움...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해피 투게더>...
이 영화 덕분에 오늘, 사는 게 뭔지 진하게 생각에 잠겼구요.

하나 덧붙이자면...
영화 속에서 보영이 아휘한테 만날 투정부리면서
찡찡대고(!), 저 좋을대로 왔다갔다 하는 걸 보면서
친구든 부부든 애인이든, 그저 짝을 잘 만나야지, 고생이다 고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


하이텔 주부동 문화방>


2007/01/30
읽다가 낯 뜨거워서 혼났습니다.
아무리 10년 가까운 옛날에 썼던 글이긴 하지만 이 웬 발랄한 척, 귀여운 척이랍니까...;;;
게다가 종종 통신체까지. ('넘', '울' 수준이긴 하지만)
도저히 그대로 옮길 수가 없어서 그런 부분만 조금 고쳤습니다.

diletant | 1998/08/28 23:56 | 노는 이야기 - 영상 | 트랙백 | 댓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diletant.net/tt/rserver.php?mode=tb&sl=508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