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아무도 모른다 |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2004년작
야기라 유야 (아키라 역)
기타우라 아유 (교코 역)
기무라 히에이 (시게루 역)
시미즈 모모코 (유키 역)
시작 시간에 쫓겨서 들어간 터라 영화 리플렛을 나중에야 보게 되었다. 140분이 지나는 동안 점점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을 맛보다 나와서 본 리플렛의 영화 카피는 "어른들도 모르는 도시의 슬픈 동화"란다. 동화? 동화라고? 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말을 쓴 거냐고 카피라이터의 멱살이라도 붙잡고 싶은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알고 있던 것은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야기라 유야가 작년 칸느 영화제에서 지금까지 가장 어린 나이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것과 예전에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가지고 엮어냈다는 두 가지뿐.
(영화를 본 후에 그 실제 사건은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고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알지 않는 편이 낫다는 어떤 네티즌의 댓글만 읽었을 뿐 기사나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느낌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충격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영화는 소리치지도 울부짖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담담하고 밝아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지만 그렇기에 와닿는 느낌은 더더욱 섬뜩하다.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은 어떨 때는 그리도 쉽게 바스라지면서, 또 이렇게 질기디 질긴 것인가 싶어 한숨과 함께 눈물이 났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보다 절절하게 눈빛으로 말을 건네온다. 기쁨, 행복함, 놀라움, 우울함, 슬픔, 분노, 절망... 아키라 역의 야기라, 그리고 교코 역의 기타우라의 눈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본 후 아이들을 훌훌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나,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보호도 해 주지 못한 이웃과 사회를 거품 물고 욕하는 건 부질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람'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그리고 '아이와 엄마'에 대해서 내 안의 나와 깊이 얘기해 보고 싶을 뿐.
※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해외 등급은 PG-13(13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부모의 엄격한 지도 필요)이던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전체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담담하게 그려졌다고 해도, 엄마에게 버림받고 서서히 시들어가는 자기 또래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내가 본 시간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이 있던데, 그 옆을 지나오면서 차라리 그 아이들이 무슨 얘기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를 빌었다...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diletant.net/tt/rserver.php?mode=tb&sl=212
|
[1] ... [15][16][17][18][19][20][21][22][23] ... [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