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죠엘 슈마허 감독 2004년작
제라드 버틀러 (팬텀 역)
에미 로섬 (크리스틴 역)

*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 소설이나 뮤지컬을 전혀 본 적 없이, 기본적인 줄거리만 아는 상태에서 [오페라의 유령] 첫 체험
*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갔는데 중반도 되기 전부터 지루해서 심히 당황스러웠다. (심지어는 두어 번이나 깜빡깜빡 졸기도...;;;)
* 음악은 나름대로 좋았고 주요 테마곡은 매우 귀에 익었으나 두 주인공인 크리스틴과 팬텀의 노래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들으면서 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아니라 어째 많이 딸린다는 생각이 내내 가시지 않았다.
* 배경 및 의상은 무척이나 화려했고 크리스틴 역 배우도 예뻤으나 나란 사람은 '볼거리' 만으로 만족하는 타입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또 느꼈다.
* 팬텀.
자네 정말로 크리스틴을 '사랑' 하긴 하는 건가? 강요는 사랑이 아닌데. 내 눈에는 스토커의 집착으로밖에 안 보이는 걸.


12/17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이누도 잇신 감독 2003년작
츠마부키 사토시 (츠네오 역)
이케와키 치즈루 (죠제 역)

* 지난 달부터 보려다가 번번이 시간이 안 맞았던 영화. 다행스럽게도 상암CGV에서 아직껏 상영하고 있었다.
* 자막 없이 대화에 집중해 보려다가 여주인공의 쏟아지는 사투리에 그냥 조용히 자막 읽었다. ㅠ_ㅠ
* 모처럼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만났다. 소란스럽지도, 오버하지도, 눈물을 쏟아붓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사람의 감정이 변해나가는 것을 얘기한다.
* 유지태를 밀어낸 이영애를 욕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죠제에게 먼저 다가왔다가 먼저 떠나간 츠네오를 나는 이해한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12/23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미야자키 하자오 감독 2004년작
바에쇼 치에코 (소피 목소리)
기무라 다쿠야 (하울 목소리)

* 두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만큼 재미있게 봤다.
* 난 역시 게임 화면을 옮겨다 놓은 듯한 미국 애니메이션보다 이런 느낌의 그림이 좋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보다 더 코믹하고 부드러운 느낌.
* 사실 보면서 이해가 잘 안 되는 얘기도 있었고 끝에 가서는 꽤나 황당했다. 뭔가 큰 걸 보여줄 것처럼 점점 부풀려 가다가 갑자기 끝. (어쩌라구?) 게다가 마법에 걸린 왕자라니 이건 또 무엇이란 말이냐...;;;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울이란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것만으로도 만족. 호리호리 어여쁘고 나른한 분위기를 지닌데다가, 얼굴하고는 딴판으로 겁장이 귀차니스트. 게다가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어" 라니 이거야말로 ㄷㅇㄴ에게는 딱이 아닌가!!! 나랑 관계만 없다면 게으른 미남자라도 환영. ^^
* 기무라 다쿠야 목소리에 반했다. >_<



그리고...
요즘 갑자기 저렇게 영화를 뭉태기(;)로 본 건 연말이라서 이런저런 영화가 많이 개봉한 탓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남은 KTF 마일리지를 한 점이라도 써 버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공짜 만쉐이~ >_<)

diletant | 2004/12/23 23:04 | 노는 이야기 - 영상 | 트랙백 |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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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키 2004/12/24 11:31 x 오늘 저녁에 하울 보러간답니다. 기대하고 있어요^^ (실은 일요일오전 조조 예매도 해놓았단...-어이;;) 오페라의 유령은 예전에 시디로만 열심히 들었는데 왠지 그 감흥이 깨어질까봐 못 보겠어요.. diletant 2004/12/24 15:42 x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저도 다시 보고 싶어요. 딸내미 데리고 더빙판으로 한 번 갈지도 모르겠어요. ^^ 스니키 2004/12/27 14:46 x 24일저녁엔 못봤어요;; 일요일 조조는 봤지요^^ 저도 더빙판 보러 갈꺼랍니다~~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