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하고 있는 건 문화센터 플룻강좌와 수학 학습지 하나.
영어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만 하다가 1학기가 다 갔다. ^^;;

방학식날 들고 온 1학기 성적표를 생각하면
방학 기간을 다 털어서 영어&수학 학원 뺑뺑이를 돌려도 모자라겠지만;;;
일단, 내가 아직까지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가 싫고
이단, 본인이 학원은 죽어도 가기 싫다고 하며
삼단, 학원비에 들일 거금(;)도 없는 데다가
사단, 이놈 지금 이 실력에 불쑥 학원 가 봤자 말짱 꽝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알아서 공부할' 때까지 그냥 무작정 놔 둬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따님 성격이 못하면 분해서 더 하는 쪽이 아니라
'난 원래 못 해. 어쩌라구~' 이러면서 배 째는 쪽이라
더 좌절해 버리면 끌어올리기가 너무 힘들 것도 같고
무엇보다 그전에 내가 속 터져 죽을까봐 어쩔 수 없이 진화 작업에 나섰다.

그리하야...
영어 선생님인 친구(^^)에게 조언도 얻고 여기저기 자료도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내 영어-수학 공부를 시키고 있다.
공부시킨다고 해도 앉혀놓고 가르치는 건 아니고 (그랬다간 그날로 모녀지간 박살난다!!!)
날마다 할 것 적어주고 며칠에 한 번씩 체크하는 걸로 끝.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내용에 분량이지만
이나마 하게 하려면 구슬렀다가 잔소리했다가 진지하게 얘기했다가 폭발했다가...
이 더운 여름이 어찌나 더 더운지.

그리고 예전부터 하겠노라고 노래를 불러대던 미니어처 강좌 등록해 줬더니
너무나 신나서 룰루랄라 거기 다니는 꼴을 가재미눈으로 째려보고 있으며,
꽃미남 어쩌구 하는 슈주(!) 나오는 영화, 개봉날 본다길래 예매해 주고
나 책 반납하러 갈 때 따라와서 만화책 고르길래 빌려주고
친구 데려와서 쿠키 굽는다길래 그거 준비해 주고...

생각해 보니 내가 왜 이걸 다 해 주나 싶어서
"야, 내가 아무래도 더워서 제정신이 아닌가부다. 도대체 뭐가 이쁘다고..." 했더니
자기도 찔리는 게 있는지 헤헤헤~ 하면서 약 삼 초간 이쁜 척 한다.
(이러다가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신경질 버럭 내면서 지 방에 들어가는 놈이다...)

여기에다가 날마다 저녁이면 라디오 듣는다고 틀어박히지,
이 더운 날에 방문 좀 열면 큰일 나는지 꽉꽉 닫고 들어앉아서
가끔 방에 들어가 보면 청소 안 한 사우나탕 같이 만들어 놓지,
블로그에 카페에 뭐시기에 뭐시기에 컴퓨터에 달라붙지,
밥 먹을 때조차 핸드폰 한 손에 들고와서 뿅뿅거리다가 욕 먹지...

뭐 대충 이렇게 지내고 있는데
오늘 저녁에 딸내미 핸드폰으로 도착한 문자 한 통.

아이구야...
하늘도 무심하시지 (딸내미: 하느님, 만쉐이~!!! >_<)
다음주 라디오 공개방송 당첨됐다고 거기에 간단다. -_-;;;
마을버스 안에서 좋아 죽으려고 꽥꽥대는 걸 등짝 한 대 때려주고
집에서는 플래카드 만든다고 설레발 치길래
"가고 싶으면 전날까지 쥐죽은 듯 지내라..." 조용히 한 마디.


아, 이놈의 방학은 언제 끝나나 그래.



덧글>
어쩌다가 블로그가 딸내미 기록부가 되어 버렸담...;;;
들르시는 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ㅠ_ㅠ

07/28 덧글2>
오늘은 공개방송에 같이 갈 친구하고
거기 가서 들고 있을 플래카드(누구 오빠 어쩌구 해요~ 뭐 이런 거;;) 만드시느라 바빴다.

작년 1월에 차현이보다 두 살 위인 막둥이 사촌동생(=내 사촌) 만났을 때
얌전하게만 보이던 그녀석이 플래카드 만들어서 소중히 모시고
동방신기 콘서트 갔다고 해서 오옷~ 하며 신기해 했더니
이렇게나 빨리 우리집 일로 닥칠 줄이야.
남 보고 웃을 일 하나 없다니깐...

diletant | 2007/07/28 00:49 | 딸내미 이야기 | 트랙백 |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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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윤 2007/07/28 17:42 x "리얼 청소년 라이프"를 제대로 사는 것 같은데 ^^ 그래도 그렇게 공부 시작했다니 다행이다. 미니어처 선생님한테는 혹 통화를 했어? 8일 서울대공원은 그냥 명목은 조카봉사로 해서 데리고 갔다올께. 8월엔 치료가 적어서 나도 시간도 좀 여유 있어서 괜찮아. 미술학원은 미니어처 강좌 때문에 안 다니려고 할까? 그때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술학원은 홍대 쪽 소개시켜 줄 수 있고, 아니면 내가 아는 치료사 중에서 중학생 미술지도가 가능한 스펙이 되는 사람을 소개시켜줄수도 있고. 암튼 더운 여름에 딸내미 덕에 마음수양이 절로 되겠는데...ㅋㅋㅋ diletant 2007/07/28 22:24 x 희윤/ 음... 수양이 되는 건지 성격이 더더욱 포악해지고 있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자세한 얘기는 메일로. ^^ 또니네 2007/07/29 14:55 x 차현이는 참 좋은 엄마를 둔걸 감사해야할텐데..아마 빠른 시일내에는 불가능하겠지만 언젠가는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게되겠죠? 가윤님은 곧 구름 타고 다니시겄지만요.^^ 차현이 시간 나는 날 알려주시어요. 점심 같이 먹죠. 8일 지나고 나서 먹을까요? istary 2007/07/30 10:34 x 진짜 좋은 어머니셔요.. diletant 2007/07/30 15:39 x 또니네님, istary님/ 좋은 엄마라고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짜로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할 텐데요... ^^* 한섭 2008/03/04 05:26 x 가윤이는 좋은엄마 맞음^^ diletant 2008/03/04 09:21 x 한섭오빠/ 진짜 중요한 딸내미가 그렇게 생각해 줘야 할 텐데요...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