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48분에 딸내미가 태어난 날.
아니,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제왕절개를 했으니까 딸내미를 꺼낸 날인가. ^^;;
개 해에 몸무게 3.29Kg에 키 50cm로 태어난 아이는 시간의 흐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개 해 생일을 맞았고, 이젠 엄마와 거의 맞먹을 만큼(키 157cm) 훌쩍 자랐다. 마음이야 몸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엄청나게 자랐을 테고.
날마다 '난 지금 사춘기'라고 팍팍 티를 내는 딸내미 때문에 요즘 다글다글 속 끓일 때가 많았는데, 아주 오랜만에 옛날 사진을 들춰 보자니 하루하루는 길었지만 12년은 참 눈깜짝할 새 지나간 듯한 느낌이 든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말이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사진을 찍고 글을 써 두는 게 어떨 땐 참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것들 없이 내 뇌세포로만으로 어찌 그 많은 일들을 다 기억할까. 서툴지만 열심히 찍어둔 사진을 보니 새삼 남겨둬서 다행이다 싶다.
내가 '엄마'로서 살아보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큰 기쁨도, (나 자신에 대한) 이렇게 큰 좌절도 맛보지 못했을 터. 아이는 내게 가장 큰 선물이자, 내 부족한 됨됨이를 비추는 거울이다.
비록 내일 아침 눈 뜨자마자 또 아웅다웅하는 하루가 되풀이되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밝고 건강하게 자라준 딸내미가 고맙다.
딸내미, 알라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