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제목에 비해서 뭐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독립 기념일 중에서 오늘이 그 하루임은 분명하니 기념삼아 적어본다. ^^ )


독립승차 기념일이 무엇인고 하니...
"딸내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 혼자 차를 타고 외출한 날", 바로 오늘이다.

어린이집도 차를 운행하지 않고 부모가 직접 데려다 줘야 하는 곳을 다녔고, 차 타고 다녀야 하는 학원에는 가 본 적이 없는 (아니, 그 이전에 학원이라고는 걸어서 3분인 피아노 학원밖에 안 가 봤다...) 우리집 딸내미.
이제 6학년이니 과보호라면 과보호랄 수도 있지만, 요즘 신문이나 뉴스 한 번 보고 나면 차라리 과보호하는 못난 엄마가 되고 말지 싶은 생각이 안 드냔 말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것저것 아이가 다 크도록 챙겨주는 엄마들이 어찌 그리 아이들의 안전에는 무심한가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 사람들은 또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이겠지만.

올해부터 달마다 학교 안 가는 토요일이 두 번 있는데, 그때를 이용해서 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에서 여는 "자연학교"에 다니기로 했다.
모이는 장소는 강변역인데 (아이들이 활동하는 장소는 다른 곳이다) 물론 지금까지 캠프 네 번을 다니면서 그때마다 같은 장소에서 모이긴 했지만, 지지난주에 처음 자연학교에 다녀오면서 다음에는 혼자 가 보겠다 한다. 강변역은 우리집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당산역까지 나가서 갈아타고 가는데, 빠르면 한 시간, 중간에 차를 기다리면 한 시간 10~15분 정도 걸리는 거리.

일단 가는 순서를 읊어보라 하니 (어디 다닐 때 가끔 시켜본다. 혹시 길 잃어버렸을 때 좀 도움이 될까 해서) 문제없이 욾긴 하는데, 워낙에 덜렁대는 놈이라 마음이 놓여야 말이지...
막상 딸내미는 전혀 걱정없이 아침에 씩씩하게 집을 나섰는데, 걱정이 많은 이 엄마는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 안절부절 못했다는 그런 얘기다. ^^;

어쨌든 또 한 번 쑤욱 큰 딸내미가 기특하다.
사실 아이는 훨씬 전부터 커 있었는지도 모른다...

diletant | 2006/04/08 22:01 | 딸내미 이야기 | 트랙백 |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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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니네 2006/04/10 09:07 x 축하애요! 첫 독립승차!!! 차현이 같이 똘똘한 아이 엄마도 걱정을 하는군요. ㅎㅎ 내가 보기에 차현이는 미국..아니 달나라도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구먼요. diletant 2006/04/11 00:52 x 또니네님/ 자기(=차팔;) 말로도 자기는 아무 데 갖다놔도 말빨로 다 돌아올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는 영 미덥지가 않단 말이죠... ^^;; istary 2006/04/11 14:29 x 전 워낙 먹는 걸 싫어해서 5학년 때까지 어머니가 밥을 떠먹여주셨.......... diletant 2006/04/12 00:19 x istary님/ 안 먹으면 굶기는 저와는 차원이 다른 어머님이셨군요~!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 오동통(보다 조금 더;;)한 너구리로 변신한 저희집 딸내미. 옛날 옛적에는 하도 안 먹고 빼짝 말라서 이것저것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어 먹였던 과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리 힘빼지 말고 사는 건데 그랬어요... ^^a 달댕이 2006/04/12 09:31 x 왠지 뿌듯섭섭(?) 하시겠어요. 저희 조카는 동생 보는 바람에 유치원 보내기도 실패해서..orz 그렇게 한 계단, 한 계단 밟아나가는 걸 지켜보는 사람이 부모인가 봐요. 주변 보면 다들 조마조마해 하면서도 아이가 커가는 걸 굉장히 뿌듯해 하시더라구요.^^; diletant 2006/04/13 01:19 x 달댕이님/ 네, 진짜로 뿌듯섭섭합니다. 아이가 한 단계씩 커 나가는 걸 보는 느낌은 뭐라고 해야할까... 정말로 참 오묘한 느낌이예요. 정의정 2006/04/22 00:14 x 독립 못시키기로는, 나도 영 엉터리엄마인가보다... 중1 딸내미 아직 혼자 버스나 전철 타게 한 일이 없으니... 중간고사 끝나면 친구들과 어디든 가보겠다는데, 막을 길 없지 이젠. diletant 2006/04/22 21:08 x 의정/ 나도 아직 어두워지면 밖에 혼자서 못 나가게 하는 걸. ^^ 애 혼자서 자기 일 챙기는 건 아주 일찍부터 시켜버릇 했는데(입학하고나서 책가방 한 번 챙겨줘 본 적 없으니) 안전에 관한 문제는 좀 과민반응하게 되더라구. 사고는 눈깜짝할 사이에 나는 거라서 말이지.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