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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딸내미 |
2008/01/15
얼마 전부터 저희집 딸내미가 잠을 잘못 잤는지 목이 아프다고 해서
며칠은 베개 좀 신경써서 베라~ 파스 붙여준다~ 하다가 지나갔거든요.
잠버릇이 험해서 평소에 자주 그러는지라...
괜찮아졌는지 몇 번 물어봤는데 이번에는 좀 오래간다 싶더니
토요일에 자세히 보니까 한쪽 목이 근육이 뭉친 것도 같고 좀 많이 부었어요.
깜짝 놀라서 오늘 끌고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도 했는데
뼈에는 별 이상이 없다며 소견서 써 줄 테니 큰 병원에 가서
좀 더 자세히 검사를 해 보는 게 좋겠다고 그러세요.
혹시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을 거라는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오늘 진료는 못 받고 가까운 대학병원에 예약만 해 놓고 왔는데
간호사인 친구한테 소견서에 써 있는 의심되는 병명을 물어서 들었더니
더 심란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네요.
내일 가서 진찰 받을 텐데
부디 별일 아니기를, 혹시 아파도 큰 병만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가까운 친구를 갑자기 잃은 후로는
조직검사 얘기만으로도 심장이 벌렁대네요...
2008/01/22
오늘이 딸내미 검사 결과 보러가는 날이라서
어제도 늦게까지 잠이 안 오더군요. (뭐 평소에도 그렇지만;;;)
아무튼 검사 결과는...
처음에 했던 초음파검사부터 엑스레이, CT촬영, 세침조직검사 등 결과를 다 놓고 봤을 때
애초에 가장 의심했던 임파선결핵일 가능성은 낮고
기쿠치병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하시네요.
기쿠치병은 저도 지난번에 인터넷 뒤지다가 처음 듣게 된 병명인데요.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병인데 (바이러스성일 거라고 추측한답니다)
젊은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많이 걸리고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이 석 달 정도 걸리면 저절로 낫는답니다.
더 정확하게 알려면 피부를 절개해서 조직검사를 하면 되는데
지금으로서는 다른 병일 확률도 낮고 흉터 생기는 문제도 있으니
당분간 두고 보면서 관찰하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한 달 반 후에 초음파검사만 예약해 놓고 왔지요.
어쨌든 위험한 병은 아니라니 한숨 돌렸습니다.
저노무 딸내미는 어찌 된 게 이상한 병명만 제게 하나씩 툭툭 던져줍니다.
어렸을 때야 소소한 온갖 병으로 소아과에 도장 찍게 하더니
이갈이 할 때는 쓸데없이 이가 하나 더 들어있어서 (일명 과잉치~)
CT 찍고 결국 잇몸수술했고요.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것이
어제까지는 돈이 들던 말던 아프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싶더니
오늘 큰 병은 아니라니까 검사비로 들어간 삐십 만원이 왜 그리 크게 보이는지요... (딸내미한테는 비밀;)
아무튼 지난번에 댓글 달아서 기운 불어넣어주신 분들 덕입니다.
고마웠습니다~!!!
...다시 쓸 기운이 없어서 다른 동호회에 올렸던 글로 대신함.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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