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포스팅 쓰기 2탄>

어렸을 때부터 틈만 나면 자르고 붙이고 그려서 꼼지락꼼지락 뭘 만드는 걸 좋아하던 딸내미.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지금도 그 모습은 여전하다.

기억나는 것만 써 보자하면
- 1학년 입학하자마자 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몇 년 동안 질리지도 않고 종이접기 배웠고.
- 집에서는 빈 상자만 생기면 그걸로 인형집 만들고.
- 천 잘라 (어설프게) 꿰메서 인형 가방이니 뭐니 만들고.
- 작년 겨울에는 한동안 뜨개질한다고 설쳐서 나한테 뜨개실 사게 만들고.
- ㅋㅅㅌㅋ에서 산 아이들용 플라스틱 비즈 세트로 시작해서는, 이제 몇 달에 한 번씩 동대문 시장에 가서 비즈 사다가 만든 만든 핸드폰고리며 귀고리, 목걸이가 수북.
- 고무찰흙이며 이름도 모를 각종 점토로 음식이니 살림살이 만들다가, 일명 '천사점토'라는 걸 발견하고부터는(가볍고 색 마음대로 낼 수 있고 다 좋은데 비싸다!!!;;;) 그걸로 들입다 음식 만들고.
- 또 올해 미술담당 선생님이 다양한 재료로 만들기를 많이 시키시는 바람에 매주 신나서 이것저것 만들고 등등등등등.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냥 만들기를 좋아하나보다 싶었는데, 이제는 분명 이런 쪽을 좋아하고 재주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은 녀석, 앞으로 갈 길하고 짝지어 생각해 봐야하지 않겠나 싶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남편네는 직장생활 하면서 뭘 생각했는지 몰라도 딸내미가 계속 공부를 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하나본데, 글쎄... 확실하게 하고 싶고 잘 하는 게 있으면 그걸 직업 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 어설프게 공부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 나중에 할 게 가장 없더라는 걸 뼈저리게 느껴서 말이지.

어쨌든!!!
딸내미의 만들기 행각(!)을 쓰다가 얘기가 옆길로 샜지만, 아무튼 미술 시간이 가장 좋다는 우리집 딸내미는 요즘 이런 걸 만들며 산다. ^^

diletant | 2006/12/05 15:05 | 딸내미 이야기 - 조물락조물락 | 트랙백 | 댓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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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2006/12/07 00:36 x 놀라버라~ 차현이가 미술을 해야할듯 싶다. 우리 딸내미 2년동안 예고준비시켜볼라하는데, 이 엄마의 노력이 어디까지 잘 해내줄지가 미지수다. 재능만으로는 - 플러스알파를 많이 요구하므로 - 뭐든 그 분야에서 성공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뒷받침이 중요한 시대이므로... 진아의 만들기 꼼지락작업들을 거의 차단해버리고, 하려면 입시미술이나 준비하라고 해버렸던 나에 비해, 차현이 재능을 잘 살려준 듯 싶다. 나역시, 어설프게 공부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으로 그저그렇게 살기보다, 좋아하는 걸 잘해서 그걸로 평생 업을 삼을 수 있는 거, 그게 젤 큰 행복이라고 보므로... 이 동네에서 애들 가르치는 선생이면서도, 우리 애는 정말 공부 안시키는 특이한 엄마로 여태 버티고 있다. 학과공부하는 학원 하나 안보내고 있으니... 또니네 2006/12/07 09:47 x 차현이가 이모를 닮았나봐요. 예전에 찰흙으로 꼼지락 만드는거보고 감탄했었잖아요. 그나저나 한국에서 미술공부 시키는거 장난아닌데.....(마음 먹었으면 당장 시작해요!!!!) istary 2006/12/07 21:58 x 이야..재능이 있어요.초등학생답지 않게 손끝이 아주 야무지네요.근데 학원은 입시위주인 경우도 많아서,그럴 경우에 싫증을 느끼게 될 수도... 따님이 하고 싶다고 하면 시키셔도 좋죠.^^ 저도 어릴 때 꼼지락꼼지락 그리는 거 좋아했는데(그러고보면 지점토도 꽤 좋아했던 듯; )엄마 아빠가 공부 안 한다고 안 좋아하셔서 눈치본 기억이 납니다.윤님 좋은 어머니세요. diletant 2006/12/07 23:06 x 의정/ 진아도 역시 미술 쪽으로 가려나 보구나. 아이들이 어렸을 때 보이는 모습을 그냥 봐 넘길 게 아니라니까. 옆에서 종종 컨닝 좀 해야겠다. ^^ 또니네/ 네, 이모 닮았어요. (이렇게 말하면 이모랑 조카가 동시에 우리가 뭘~!!!! 그러지만... ^^;;) 당장 시작, 이란 화실 다니는 걸까요? 근데 입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그리고 입시가 예전 같은지 아니면 좀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걸로는 그 입시미술이 전혀 아이의 재능을 살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안 들어요.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사실 안 든답니다. 그래서 고민이구요. ㅠ_ㅠ istary님/ 헉~ 찔리는 말씀을... 실은 저도 만날 그러고 있는 딸내미한테 눈치 많이 줘요. ^^;;; 약토끼 2006/12/08 00:13 x ..... 어째; 딸님께서 하신게 다 제가 초등학교때 하던 거네요...6-_-;;;;;;;; 저 학교다닐때야 방과후교실이니 특기적성이니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학교 준비물 색종이 뒤에 있는 이상한 종이접기법 보면서 만들고.. 엄마 화장품 곽만 생기면 백화점이니 아파트니 색칠하고 오려붙여 만들고....(..그리고 놀겠답시고 만드는데, 하루 종일 걸리니 지쳐서 다음날 놀겠다고 챙겨놨다 잊고;;)... 고무찰흙으로 만든건... 88년도에 만들었어요. 그건 아직도 저희집 그릇장 유리창에 붙어있답니다. 으하하; ...그리고 결국 전공까지 하긴 했는데.. 우리 어머니 걱정은 '미술해서 뭐하냐'였습니다..만.. 그때 제 마음은 '미술 말고는 할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는데, 뭘 해야 하나?'였답니다. 근데 전 따님처럼 공부하는것도 무지 싫어해서.. 중학교땐 무지 혼났어요. 왜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 성적차이가 이렇게 심하냐고;(제가 생각해도 좀 심하긴 했습니다...; 국어 영어는 잘해도 수학 과학은 바닥을 치는게 아니라 바닥이었으니;; ) 약토끼 2006/12/08 00:18 x 화실.. 이라면, 전공 선택하는건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충분합니다. 일단, diletant님 말대로 입시미술이란게 재능과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이 바닥에서 웃자는 말로 '시험장에서 줄리앙 뒤통수 보고 앉아도 45도 왼쪽 얼굴 그릴 수 있다'라고 하거든요. 완전 데생을 외워서 그리는 건데.. 지금은 입시제도가 바뀌긴 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입시 통과해서 대학에 가고 진짜 미술과 개인 작업을 들어가면 차이가 확연히 난답니다. 그리고 작은 입시미술학원 다닌 아이들과 큰 단과학원느낌의 입시학원 다닌 아이들도 차이가 나고요.(후자가 보통 결과가 좋지 않죠) 당장 입시미술 시작하진 않더라도, 딸님께서 좋아하신다면 취미로 학원 보내보시는건 어떨까요? 학교근처 교습소로요. 너무 멀리 보시지 마시고..^^;(그러면 딸님이 힘들수도 있어요..제 친구처럼..예중예고 다 떨어지고 미대 3수해서 들어갔죠....orz) 좋아하니까, 체대 보낼 생각은 아니지만 검도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처럼 좋아하니까 미술학원 보내시는 거죠^^ 또니네 2006/12/08 09:04 x 저는 늦게 미대를 갔잖아요. 나름 그림도 좋아했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었는데 정말 기초부족을 뼈져리게 느꼈더랍니다. 그냥 취미로 끝나는거 아니고 이나라에서 대학을 나와서 미술계통으로 일을 하고 싶으면 미술학원은 필요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꼭 학원은 아니더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을 다녀야한다고 생각해요. 문영미 딸이 미대를 다니잖아요. 아마 초등학교때부터 화실을 다녔던걸로 알고 있어요. 학원은 아니고 화가가 하는 화실에 놀러다니듯 그림을 그리러 다녔었는데 차현이도 이모친구 중에 자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하나 꼬셔보시어요. 예중이나 예고 가기는 늦었고.. 저는 예중고는 반대구요...안좋은 예를 많이 봐서... 저도 결국 약토끼님과 같은 얘기를 길~게~~ 늘어놓는거네요. ^^ 스니키 2006/12/08 11:18 x 와. 미적감각이 장난아닌데요? 손끝이 야무진듯^^ 아직은 어리니까 원하는 거 이것저것 해보는 것도 좋죠. 어릴때부터 자기가 뭘 원하는 지 미리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할 것 같아요~ 미대도 좋겠지만 푸드 코디네이터 같은거나...앞으로 나갈길도 무궁무진할 것 같네요^^ diletant 2006/12/08 21:48 x 약토끼님/ 조언 고맙습니다. 직접 그쪽 계통 공부하신 분이 말씀해 주시니 마음에 많이 와 닿네요. ^^ 또니네님/ 자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잖아도 영미님네 생각이 나더라구요. 나중에 뵈면 여쭤봐야겠어요. 스니키님/ 제가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자기 하고 싶은 것 확실하고 되고 싶은 게 확실한 사람이랍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뭐가 되어보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희윤 2006/12/09 22:22 x 비단 '꼼지락'대는 모습 뿐만 아니라 전부터 '저녀석...하는 게 나랑 너무 닮았잖아-!'하는 생각을 가끔 했는데 버젓이 양친을 두고 이모 닮았다고 내 입으로 말하기가 뭐해서 혼자서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젠 공개적으로 닮았다고 해도 되겠네 ㅋㅋ 나도 차현이가 새삼 지금 나이에 다닐 수 있는 미술'학원'을 찾는 건 참 애매하고 궁극적으로 도움이 안 될듯 해. 차현이가 정말 미술관련 전공을 하게 된다 해도 더더욱. 차현이가 좀 더 어리다면(초등학교 2-3학년 정도) 요새 많이 생기는 체험 위주의 미술교육기관도 재미있는 경험은 되겠지만 이미 그럴 나이는 또 지나갔고. 만약 <또니네> 님이 말씀하신대로, 입시위주의 학원교육이 아니라면 차라리 주위 사람들(몇몇 종결한 내*자분들)을 통해서 믿을만한 화실 내지는 선생님을 구할 수 있을 것 같고 ^^ 아...그리고 개인적으론, 우리 조카도 궁극적으로는 '공부' 쪽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암시를 받고는 해. 틀리면 할 말은 없지만서두 ^^ diletant 2006/12/09 23:02 x 희윤/ 차현이는 화실을 다니고 싶은 생각은 확실히 있는 듯 해. 정확히 말하자면 화실이라기보다는 만들고 그리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원하는 거지. 예전에도 한 번 말하길래 내가 그냥 흘려듣고 말았는데 며칠 전에 슬쩍 물어보니 너무나 쉽게 그러고 싶다는군. 지금부터 나중의 입시와 연관지을 생각은 없고, 원하는 활동을 하게 하는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어. 나중에 집에서 한 번 얘기하자구. ^^ dsna 2006/12/11 14:46 x 울집에도 약간(?)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데(둘째,중1) 미술학원 두 달 만에 그만뒀다우(친구그만두니--) 그림에 소질있는것 같아보이진않고, 그냥 손으로 쪼물대는걸 좋아하는편인데,(예를들어 기술시간 도면그리는 수행평가 만점) 결론은 자기가 '재미'로 하는걸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는 것이랍니다.ㅠㅠ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드니 뭐랄수도 없구요..) diletant 2006/12/11 23:09 x dsna님/ 정민이도 이리저리 길을 찾는 중인가 봅니다.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