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리는, 이 블로그에서는 보기 드문 딸내미 자랑질 글입니다요...)


만날 밥 때마다 "뭐 특별한 거 없어?"를 외치는 딸내미.
그러나 아무리 외쳐 봤자 이 곰손에다가 요리하는건너무나귀찮구나 병에 걸린 어무이한테서
특별한 게 나올 리 없다.
어렸을 땐 주는 대로 먹더니
언제부터인가 같은 반찬을 두 끼 이상 안 먹으려고 하는 만행을 막 저지르고 계시다. -_-+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저녁에 뭐 좀 특별한 거 안 먹어?" 그랬는데
어찌어찌 특별한 요리 안 하고 지나갔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생각이 안 나네...;)

말일날 낮에도 똑같은 소리를 하길래 내가 "야, 좀~!" 한마디만 하고 들은 척도 안 했다.
도저히 이 엄마한테서는 암 것도 안 나오겠다 싶었던지
자기가 요리할 테니 장 보러 가잔다.
나도 양심이 있는지라 그것까지 안 된다고는 못 하고 순순히 따라가서
사겠다는 거 다 사 줬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지며 다섯 가지를 만든다나 어쨌다나.
그러기를 두 시간 여......
이런 밥상을 받았다.



어무이는 "오오오~!!!" 감탄을 연발했으나
식탁에서 말하면 누가 때리는 줄 아는 아부지는 그냥 와구와구 먹기만 했다는 풍문이...
(맛있다는 그 한마디 좀 하면 누가 뭐라는지 원. -_-)

나한테서 저런 딸내미가 어찌 나왔는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단 말이지.
역시 세상은 신비롭도다...

그리고 자식은 '키우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 크는' 게 맞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실감한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먹이고 입히고 용돈 주고;;; 나머지는 지켜보는 (+기도하는) 거?
물론 속에서는 사리 한 말을 만들면서.

diletant | 2012/01/11 16:40 | 딸내미 이야기 - 조물락조물락 | 트랙백 |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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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ary 2012/01/12 01:35 x 우와........... 따님에게 친하고 싶다고 전해주세ㅇ..컥; istary 2012/01/12 01:36 x 그나저나 애들은 정말 키우는대로 크는게 아니라는데 공감.타고나는대로 자라고 부모는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 같아요.특히나 저희집 두 자매를 보면;;;;;(엄마아빠 키운대로 컸으면 언니처럼 컸어야지ㅠㅠ) 들꽃 2012/01/12 15:20 x 오홋~ 이쁘고 기특한 딸이네요. 어무이보다 열 배 나은 걸 ㅋㅋ (백 배라고 할까 하다가 참았음) 의정 2012/01/12 19:01 x 와..가윤아..요로콤손재주많은딸내미를.. 그집도 "보배딸내미"라 해라~ *^^* 그나저나 어쨋든, 20년 부모노릇하면서 마지막 한문장에 대공감~~ 사리 한말 ;;; 김숙현 2012/01/13 08:21 x 차현이 대단하다. 음식하는거 쉽지 않은데... 나도 사리 한말은 공감 ....애들 3명 키우며 도 닦는 거 실감하는 중 ㅋ ㅋ 희윤 2012/01/13 22:05 x 음...모계로부터 유전된 재능은 분명히 아닌 듯 ㅋㅋ 나 보고도 밥해주겠다며 놀러오라고 하던데... 역할이 어째 바뀐 것 같지만, 시간 맞춰보겠노라고 덥썩 물었 지 ^^ diletant 2012/01/13 23:30 x istary 님/ 흐흐... 성격 괴팍한(-_-) 딸내미라 친하게 지내시라 하기에는 좀...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건 분명 한계가 있지요. 물론 방치하면 안 되겠지만요. 들꽃 님/ 적어도 요리라면 백 배 나은 거 맞아요. ^^;; 의정&숙현/ 다들 '사리 한 말'에 공감하는구랴. 두 말과 서 말 앞에서 한 말짜리가 폼 잡아서 미안... -_-;;; 희윤/ 그러게 말이여. 우리 집에서는 저런 유전 인자가 나갈 리 없는데;;; 조카가 기다리니 시간 내서 놀러오슈 또니네 2012/01/14 15:11 x 오오오!!!~~ 차현이에게서 제가 보입니다! 요리 좋아하면 남에게 먹이는 것도 좋아할 것이고 그 버릇은 한번 들면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임을 장담하옵니다. ^^ 혹시...차현에게 저는 불러줄 맘이 없는 지 물어봐주실라우??? diletant 2012/01/15 15:48 x 또니네 님/ 저도 또니네 님이 학생 때부터 이러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다만 다른 점 한 가지는 이놈은 엄청 생색낸다는 것. 아직 청소년이어서 그럴까요? 흐흐... 슬쩍 물어볼게요. ^^ 이름 ::   비밀번호 ::   홈페이지 ::